차별화된 인플루언서 마케팅, 게임 흥행 이끌까

차별화된 인플루언서 마케팅, 게임 흥행 이끌까

게임업계 관행된 '인플루언서 마케팅'
단순 '숙제방송' 아닌 참신한 마케팅 주목

기사승인 2022-07-15 06:30:15
라인게임즈 '대항해시대 오리진'.

“이제는 유튜버, 스트리머를 빼놓고 신작 홍보를 한다고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를 섭외하는 것만으로도 초반 흥행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거든요.”

지난달 게임사 홍보팀과의 티타임 중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이제는 마케팅팀에서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명단을 모두 가지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 전부터 게임업계는 신작 출시와 발맞춰 유명 인터넷 방송인과 계약을 맺고 홍보 콘텐츠 협업을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인지도 높은 스트리머들을 앞세워 영향력을 퍼뜨리기 위함이다.

사실상 이런 홍보 방식이 정석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최근 라인게임즈와 넥슨 등 일부 국내 게임사에서 이전과 다른 차별화된 방식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12일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해 모티프와 코에이테크모게임스가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신작이다. 16세기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항구와 함선을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동시에 라인게임즈는 ‘대항해시대 오리진 집중 특강’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밀리터리를 비롯한 과학, 역사, 의학, 경제 각 분야에서 게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고 밝혔다. 분야별 인플루언서들을 살펴보면 밀리터리 분야는 허준, 과학 분야는 ‘안될과학’, 역사 분야에선 ‘지식해적단’, 의학 분야는 ‘닥터프렌즈’, 경제 분야는 ‘슈카월드’가 담당한다.

라인게임즈가 섭외한 인플루언서들은 각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재미를 겸비한 콘텐츠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첫 주자인 온게임넷 게임캐스터로 활약한 허준은 ‘토크멘터리 전쟁사’에 출연해 역사학자 임용한 교수와 다양한 군(軍) 이야기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번 콘텐츠에서 허준은 이세환 군사전문기자와 함께 대항해시대 당시의 시대상과 함께 해상 전투와 관련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대항해시대 오리진 출시를 기다리는 이용자들은 해당 콘텐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앞으로 공개될 안될과학, 지식해적단, 닥터프렌즈, 슈카월드에서는 어떤 내용이 나올지도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넥슨 '히트2'.   넥슨

넥슨은 하반기 기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히트2’에 참신한 마케팅을 도입했는데, 스트리머 후원 기능을 자체 시스템으로 탑재했다. 다수의 스트리머를 동원하는 마케팅이 필수가 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이러한 기능이 어떻게 작용할지 눈길을 끈다.

스트리머 후원 시스템은 이용자가 본인이 응원하는 스트리머를 미리 지정하고 상품을 구매시 자동으로 금액 일부가 스트리머에게 전달되는 기능이다.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한 후원의 경우 별도 비용을 지출해야 하지만 히트2의 경우 게임 내 상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응원하는 스트리머에게 후원이 가능한 구조다.

넥슨은 “스트리머 후원 시스템 도입하면 게임사는 서버에 무리가 갈 정도의 프로모션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고 인플루언서는 본인의 재미와 매력에 따른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면서 “방송과 무관한 유저들 역시 스스로의 비용 손해 없이 서버 밸런스 문제를 최소화한다는 이득이 있다”고 말했다. 히트2 스트리머의 경우 넥슨이 지정해서 별도 계약하는 방식이 아니다. 최소한의 자격 요건을 갖춘 스트리머가 참여 신청을 하면 간단한 심사를 거쳐 후원 시스템에 등록되게 된다.

그간 과도한 프로모션 지출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폐단으로 꾸준히 지적돼왔다. 신작을 공개한 게임사들이 당기 실적발표 당시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사례도 자주 있었다.

게임업계 내부에서는 이같은 새로운 방식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존처럼 게임에 대한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구독자 수와 영향력만을 보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리스크가 더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유명 인플루언서들 같은 경우 콘텐츠도 재밌게 잘 만들고 보유 시청자들도 많기 때문에 홍보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무분별하게 마케팅을 할 경우 시청자들에게 과대한 포장, 일명 ‘숙제방송’이라고 불리는 단순 광고로 인식될 수도 있으며 프로모션 기간 중 인플루언서에게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했을 시 수습이 어려울 수도 있는 리스크가 있다”면서 “넥슨과 라인게임즈 같은 참신한 방식의 마케팅은 업계에서 본받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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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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