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표절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KBS2 심야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자진 하차한다.
유희열은 18일 소속사 안테나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긴 시간 저와 관련한 논란으로 피로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600회를 끝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13년3개월 간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그는 “긴 시간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까지 애써주신 제작진과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며 “프로그램과 제작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주까지 마지막 녹화를 진행하려 한다. 최선을 다해 남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희열은 지난달 자작곡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 곡 ‘아쿠아’(Aqua) 사이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이후에도 계속되는 표절 시비에 곤욕을 치러왔다. 그가 작곡한 ‘내가 켜지는 시간’,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My Girl) 등이 다른 외국곡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잇따르면서다.
유희열은 “제 자신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봤다. 지난 시간을 부정당한 것 같다는 얘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상실감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헤아리지 못할 정도”라면서도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상당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더 엄격히 살피겠다”며 “제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저의 남은 몫이 무엇인지 시간을 가지고 심사숙고하며 외면하지 않겠다. 음악을 아끼시는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