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오는 8월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최고위원 후보자 중 유일하게 20대 청년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한 이유와 청년 정치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특히 그는 당의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정치가 신뢰를 못 받고 있기 때문에, ‘청년 할당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청년들이 아직 증명을 받지 못했으며 신뢰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혹독하게 청년들의 정치가 신뢰를 받기 위해서 나약해지는 방법을 택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0년 후 누가 이끌 것인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당장 다음 선거만 보고 준비할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정치가 신뢰를 못 받고 있다”며 “이 불신을 깨려고 출마했다. 청년 정치의 아이콘이 될 생각은 없다. 국민들이 봤을 때 괜찮다고 할 수 있는 N명의 청년들을 만들고 싶어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또 ‘청년 정치’가 아닌 ‘청년들의 정치’라며 “여의도 밖에 있는 2030세대의 새로운 요구들을 국회 안에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바로 청년들의 정치”라고 강조했다.
이하 일문일답
-전국대학생위원장을 오랫동안 하셨다보니, 당 청년들과 소통을 많이 하셨을거다. 전국대학생위원회 활동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고 청년들이 중앙당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권한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권한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자체 사업을 진행할 때 예산 집행권이 없다보니 당 총무부, 사무총장, 당대표 설득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하루이틀만에 끝낼 수 있는 걸 2주도 걸린다. 그러면서 시기를 놓치는 것도 많았고 체력소모가 많았다. 우리가 자주성을 가지고 활동하기에는 권한이 없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그런 부분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청년들이 중앙당에 바라는 점은, 결국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해달라는 거다. 우리 당에 있는 수많은 네트워크와 공간들이 대학생위원 소속인 분들이 활동하기에 딱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니 우리끼리 해볼 수 있는 공간과 토양이 필요하다.
-청년정치란 무엇인가. 실체는 있는 것인가.
▶청년정치라는 건 없다. 청년들의 정치는 있다. 우리가 중년들이 하는 정치를 중년 정치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중들은 각각 세대에게 바라는 게 있다.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걸 바라고 중년들에겐 노련함을 바란다. 청년 정치라는 단어가 생기고 주목 받는 것은 우리 정치 안에 ‘불신’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대가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지를 하는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아직까지 청년들의 정치가 새로움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고 본다. 밖에 있는 시각들을 많이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LTV는 정치에서 대출의 총량을 뜻하는데, 2030 청년들이 볼 땐 집을 마련해서 재산 증식을 할 수 있는 기대를 뜻한다. 이건 꿈을 열어두는 거다. 그래서 이런 시각들을 정치권에 전달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청년들 정치가, 2030 세대의 시각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년들의 정치는 정말 여의도밖에 있는 새로운 요구들을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최고위원을 출마해서 청년들의 시각을 안에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그게 쉽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고, 지금 위치에선 마이크의 크기도 작다. 지도부의 마이크가 크기 때문에 기존의 시각 틀을 깨기 위해서 출마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끝내 당대표 출마 선언까지 했다. 지금까지의 박지현 행보 평가와 지금 현 사태를 어떻게 보시나
▶대선 때는 개선장군이었는데, 지방선거 때 비대위원장이 되고나선 독불장군이 되었다. 그의 행보를 보면 이질감이 든다.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박 전 위원장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비대위원장을 생각했는데, 당무를 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원칙이라는게 가장 기본이다. 그런데 박 전 위원장이 당무를 할 때 원칙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되는데, 비대위원장 출신이 원칙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본인을 너무 소모시키고 있다. 부정적인 인상 심어줄 수 있고 국민들 볼 때는 당에 내분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박 전 위원장 이라는 가치를 소모시키는 것 같다.
-청년 정치 입문이 제일 어렵다고 한다. 민주당이 청년인 정치인을 많이 양성해내기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시각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청년 정치 입문은 어렵지 않다. 지방의회에서 청년인 것은 너무나 강한 무기다. 중년 사람이 도전했을 때는 10배의 노력이 필요한데, 청년들은 3배의 노력이면 충분히 당선이 돼. 그 결과 많이 봐왔다. 어쨌든 우리 정치는 불신의 대상이기 때문에 교체의 여론이 굉장히 높아. 청년들은 조금만 눈에 띄어도 입문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청년 정치 입문 시각은 잘못된 시각이고. 동정심에 나온 그릇된 생각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청년 정치 입문이 어려워야 한다. 선출직이라는게 굉장히 높은 자리인데, 마치 사기업 취업하듯이 동일선상에 놓는 게 잘못되었다.
청년 정치인 출마 당선과정이 일반 사기업의 취업하는 과정의 시각 그대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둘은 전혀 다른 건데 마치 같은 걸로 본다. 선출직은 무겁고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는 자리인데, 청년 정치 입문이 쉬우면 문제이고 오히려 어려워야 한다. 선출직의 등용문 폭은 좁아야된다. 제너럴 서비스 제공해야 되는 막중한 책임감 가지고 잇는데 일반 사기업 취업하는 과정으로 시각 보면 안된다.
-이번 최고위원 출마의 변이 무엇인가, 청년할당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으셨는데.
▶10년 후에 우리 당의 리더십은 과연 어떤 것이고, 누가 이끌 것이냐를 떠올려 보면 보이지 않는다. 저는 지금은 흐릿하지만 정말 당장의 다음 선거를 보고 준비하는 게 아니라 10년 후의 민주당을 볼 때 정말 뛰어난 리더자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저는 100명의 리더를 만들고 싶은 거다. 밖에서 데려와서 교육하고 안에 있는 사람은 키워서 새로운 리더십 그룹을 만들고 싶다.
청년 정치가 신뢰를 하나도 못 받고 있고 위기다. 그래서 이 불신을 깨려고 나왔다. 내가 독식하고 싶은게 아니다. 청년 정치의 아이콘이 될 생각도 없다. 국민들 봤을 때 괜찮다고 인정할 수 있는 N명의 청년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선거 앞두고 인재영입, 공천 등 이벤트를 많이 하는데 선거를 위한 임시방편들이었다. 이제는 10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 10년 후 당대표 누가 될까를 생각해본 사람이 있을까? 없을 것이다. 13년도에 처음 정치에 입문했을 때 86세대들이 당권을 잡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10년 후 리더십이 안 보인다. 지금은 너무 흐릿하다. 리더십 모습이 어떨까하는 잔상도 없다.
청년할당제는 청년들을 더 나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국민들에게 시험을 보고 증명 받아야 된다. 신뢰를 받아야 되는 입장에서 좋은 방법이 아니다. 단단하게 양성된 사람이 있으면 할당해도 된다. 국회 문이 너무 좁으니까 좋은 사람 너무 못 들어간다하면 국민들도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대안 세력이 너무 얇고 옅고 증명이 아직 안 되었기 때문에 청년할당제는 폐지 해야된다.
-민주당 요새 최대 화두인 ‘팬덤 정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대 정치의 특징이다. 팬덤 정치의 특성 2가지가 있는데, 뉴미디어랑 적극 지지자이다. 그래서 마냥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니고, 오히려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을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인데, 그것의 수혜자는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다. 그것에 대한 책임도 정치인이 맡는다. 우리가 그렇게 적극적인 지지자를 평가할 게 아니고, 그 대상이 되는 정치인을 평가해야된다. 지지자들을 잘 관리해서 긍정적 방향 이끌면 성공한 정치인이고 부정적 방향 으로 이끌면 비판받는 정치인이 된다. 지지자에게 책임 떠넘기는 일이 굉장히 잘못된 일이다. 지지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평가를 받아야 되는 거다.
-당 내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비토 정서가 많았다.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
▶이재명 의원 본인이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 의원이 현재로선 당 대표 가장 유력하고 지도부도 그와 친한 사람들로 꾸려질 것이다. 그런데 힘으로 밀어 붙이는 건 좋지 않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된다. 본인과 결 다른 사람들과 당 화합을 이루는 것도 이재명 의원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재명 의원이 출마하는 것 또한 저는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이 후보가 나오면 안 된다면 당원들이 안 뽑을 것이다. 당권은 당원에게. 대권은 국민들에게 이니까.
-오는 8월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자들의 구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우리 당 안에 다양한 리더십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당은 다양한 사람의 가치가 모여서 하나의 당론으로 모아지는 기구야. 팽이가 한쪽 방향으로만 돌면 서로 부딪히면 쓰러진다. 반대방향으로 돌면 서로 치면서 더 버티고 쓰러지지 않는 힘을 얻는다. 그래서 한쪽 방향으로 도는 이재명의 리더십도 필요하지만, 반대편으로 도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그래야 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팽이채로 맞으면 아프다. 그러나 팽이를 계속 돌릴 수 있고 더 빨리 돌릴 수 있는 동력이 된다. 다양한 리더십이 경쟁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도 좋다고 본다. 하나의 리더십 선출되면 조용해진다고 본다.
-박영훈에게 정치란?
▶보편적인 것을 보장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모습이 다양하다. 들판에 가면 잡꽃들이 많다. 민들레도 있고 강아지풀도 있고 접시꽃도 있다. 다양하게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한 가지만 있는 게 정상적인 사회는 아니다. 그 안에서 우리 사회도 똑같다. 어떤 사람들은 힘들게 살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잘살고 있다. 우리 정치는 보편적인 무언가를 보장해주기 위해서 일을 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여름에는 최소한의 시원함을 제공하고 겨울에는 최소한의 따뜻함을 제공하기위해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사회에서 보편적인 무언가를 보장하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들도 집 없다는 코스프레를 하면 안 된다. 상위3% 안에 드는 사람들이 집 없다는 게 정상적인 사회인거냐. 어떻게 하면 집을 살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지, 본인이 집을 사든 안사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런 말은 하면 안된다. 오히려 기만이다. 국회의원들이 집을 못 사면 누가 집을 살 수 있냐. 그래서 보편적인 것을 보장하는 게 정치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