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스며든 유해물질…소비자 안전 빨간불

일상에 스며든 유해물질…소비자 안전 빨간불

전문가들, 정부의 기업 감시 강화 필요 지적
기업의 진성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 필요

기사승인 2022-07-30 06:30:01
안세진 기자

유통업계가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 소비자 증정품 캐리백과 LG생활건강 물티슈, GS25 우유에서 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유해물질이 잇따라 검출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업 감시 강화와 업체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소비자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폼알데히드(Formaldehyde)는 자극적인 냄새와 독성을 가진 물질로, 세계보건기구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폼알데히드 측청기 상한치인 50ppm 이상 노출되면 폐의 염증과 현기증, 구토 심할 경우 독성 폐기종으로 사망에 까지 이를 수있다.

스타벅스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2일 공인기관에 의뢰해 시험한 결과 개봉 전 서머 캐리백 외피에서 평균 459㎎/㎏, 내피에서는 평균 244㎎/㎏의 폼알데히드가 검출됐다”며 “개봉 후 2개월이 경과한 제품은 외피에서 평균 271㎎/㎏, 내피에서 평균 22㎎/㎏ 정도의 수치가 나왔다”고 인정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5월 증정 행사를 하기 전 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특히 행사 과정에서 폼알데히드 검출 사실을 알고도 제품을 증정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1일 익명 커뮤니티에 자신을 FITI(옛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 연구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캐리백 시험을 한 결과 폼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확산됐다.

보다 앞선 지난 4월 말에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쓰는 종이 빨대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주장이 잇따라 스타벅스가 이를 전량 회수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냄새 문제는 제조사가 종이 빨대의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코팅액의 배합 비율을 조정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검수 과정에서는 걸러지지 않았다.

LG생활건강의 유아용 물티슈 ‘베비언스 온리7 에센셜55’에서는 살균 보존제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혼합물이 검출됐다. 이 두 성분은 과거 90여 명의 사상자를 냈던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로 쓰였던 성분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11월 주문자 상표에 의한 제품 생산(OEM) 방식으로 한울생약을 통해 생산됐고,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체를 통해 약 8개월간 판매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즉각 회수 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GS리테일

식품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동원F&B가 제조한 GS25 자체브랜드(PB) 상품 ‘더 진한 초코우유’(스누피우유)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됐다. GS25는 지난 1일 스누피 우유(바나나맛)의 맛이 이상하다는 신고가 들어와 판매를 중단했고, 다른 제품으로도 논란이 일자 지난 4일 딸기·커피·초코우유의 판매도 중지했다.

이 사건들은 기업들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다. 소비자 건강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발빠른 대처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을 키웠다. 

LG생활건강은 지난 4일 식약처로부터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은 뒤 2~4일이 지난 뒤에야 이 사실을 홈페이지에 알려 논란이 됐다. 사태가 커지자 LG생활건강은 사태 발생 19일 만인 지난 22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어린이용 물티슈 전 품목 회수를 결정했다. 동원F&B의 경우도 판매 중단 사실을 소비자에게 바로 알리지 않고 홈페이지에 뒤늦게 공지하면서 비판이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세밀한 감시와 기업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건들이 발생해서는 안되지만 유통과정에 있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소비자들에게 진실된 사과와 함께 원인 분석과 그에 따른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의 기업 감시가 보다 세밀하게 이뤄져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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