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근 WCP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해 생산·이익률을 극대화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면서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 내 미래 친환경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블유씨피 IPO 수요 예측일은 애초 다음 달 1~2일, 일반청약은 8~9일이었다. 그러나 각각 9월 14~15일과 20~21일로 공모 일정을 연기했다. 상장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더블유씨피의 총 공모주식수는 900만주로, 신주모집 734만344주(81.56%)와 구주매출 165만9656주(18.44%)로 구성돼있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8만~10만원이다. 이에 따라 총공모 예정 금액은 희망가 밴드 상단 기준 약 9000억원이며, 신주 발행을 통해 약 7340억원을 조달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 희망가 기준 최대 3조 4010억원 규모다.
WCP 관계자는 “2분기에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던 만큼 이를 증권신고서에 반영해 회사의 성장성과 경쟁력을 더욱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공모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더블유씨피는 2019년 이후 매년 영업이익 증가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6% 감소했다. 올 초 불거진 물류대란으로 인해 해상운송이 아니라 항공운송으로 납품을 이어가면서 운송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2분기 들어서는 해상운송이 정상화되면서 수익성이 회복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향후 구체적인 2분기 실적을 담은 정정 보고서를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업계는 더블유씨피(분리막 생산)가 속한 2차전지 관련 기업의 IPO가 약진하고 있으나 수요예측의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역대급 실적을 거둔 현대오일뱅크마저 상장을 연기하는 등 최근 IPO 시장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예년과 달리 고평가됐다는 논란도 있다. 고성능 전기차 등에 활용되는 습식 분리막 시장 1위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보다 EV/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배수가 높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더블유씨피의 EV/EBITDA는 약 45.85배로 SK IET(38.02배)보다 소폭 높다.
7월 29일 기준 SK IET는 8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 IET 지난해 5월 유가증권시장에 공모가 10만5000원으로 상장했지만 최근 주가는 8만3000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는 16만4500원에서 49%(8만600원) 하락해 반 토막이 났다.
고평가 논란에 대해 WCP 관계자는 “증시가 좋지 않다고 해서 모든 사업체가 어려운 건 아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므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매년 큰 폭의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통해 공모 시장에 회사의 성장성과 경쟁력을 더욱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WCP는 상장을 통해 유입된 자금으로 생산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까지 7300억원을 들여 유럽에 생산 8개 라인, 코팅 16개 라인 규모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헝가리에 7억 유로(약 9530억원)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더블유씨피가 성공적으로 IPO를 마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차전지 리사이클링 기업 성일하이텍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역대급 기관 수요 예측 기록을 썼다. 동종업계인 새빗켐 역시 수요 예측과 청약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2차전지 관련 기업에 투심이 몰린 건 성장성 때문이다. SK증권 윤혁진 연구원은 “202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업체의 공격적인 증설로 성장이 예상되고 2025년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폐배터리 발생량이 증가해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도 더블유씨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는 50억원을 투자했다. 신한금투는 최초 투자로 확보한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상장 주관사인 KB증권도 400억원을 투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