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시험 접수 개시했지만···텅 빈 부동산, ‘회생’ 미지수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 개시했지만···텅 빈 부동산, ‘회생’ 미지수

부동산거래 절벽, 공인중개사 불황으로 이어져···중개사무소 폐업↑
응시생은 증가추이···시장 회생은 ‘글쎄’

기사승인 2022-08-09 17:08:02
텅 빈 상가 공실에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사진=김형준 기자

최근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가 시작됐지만 부동산 시장 활성화 여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침체된 시장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부동산 중개사무소는 개업 1만249건, 폐업 1148건, 휴업 81건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개업은 최저치를, 폐업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폐업이 지난 5월(727건) 대비 1.5배 이상 늘어났다.

공인중개사 불황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거래 절벽의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도가 지난달 21일 공개한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은 14만751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24만5055건) 대비 약 42% 감소했다. 

매매수급지수가 떨어진 점도 눈에 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 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5로 2019년 7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는데 지수가 100아래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지난 8일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가 시작돼 오는 12일 접수 마감 예정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집계 결과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생은 2019년 29만8227명, 2020년 36만2754명, 지난해 40만8492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응시자 가운데 20대와 30대의 비율이 39%를 기록했다.

이처럼 ‘어른들의 수능’이라 불리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통해 줄줄이 폐업한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다시 꽉 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험 접수 첫 날 큐넷 홈페이지에 접수 인원이 몰려 서버 지연 메시지가 뜨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여서다.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지원을 결정한 A씨(28·여·영등포구)는 “거래만 몇 개 잘해도 중개수수료 수익을 꽤 받을 수 있고 다른 전문적인 시험에 비해 접근이 쉬운 과목이라 청년층의 응시율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최근 시험을 상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식을 고려해 응시자 수가 늘어날 것 같다”며 “큰 금액이 오가는 직종이라 상대평가 전환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B씨(32·남·영등포구)도 “지난해 국토부에서 합격 인원 감소와 상대평가 연구용역을 검토해 이번 시험 응시를 결정하게 됐다”며 “일단 1차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A씨와 B씨처럼 시험 개편 이전 서둘러 응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가운데 시장 불황 속 근심이 깊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부동산 시장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C씨(26·남·서초구)는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양한 응시생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당장 살아나는 것은 어렵다는 평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거래 절벽으로 인한 침체가 꾸준히 이어져 새로운 중개인들이 나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기존 부동산이 폐업한 자리에 연고가 없는 신임 공인중개사가 성공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연이은 금리 인상과 종부세 완화 정책 등으로 거래 매물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올해 하반기까지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오는 10월29일 1·2차 시험이 동시에 시행될 예정이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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