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 시장, CJ올리브영 독주체제 굳어지나

헬스뷰티 시장, CJ올리브영 독주체제 굳어지나

롭스·랄라블라, 헬스엔뷰티 사업 철수
“시장 독점 시 피해는 소비자에게 올 수도”
올리브영, 하반기 옴니채널 전략
“경쟁사, 오프라인 국한되지 않아”

기사승인 2022-08-12 06:30:01
CJ올리브영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경쟁사들의 오프라인 매장 축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최대 경쟁사 랄라블라까지 사업을 철수하면서 사실상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상황이다. 업계는 올리브영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입점 업체들을 상대로 갑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리브영은 다만 코로나 이후 유통업계 내 온라인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경쟁사는 오프라인 매장만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무신사, 마켓컬리 등과도 경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자사만이 가지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과 연계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매장 없애는 경쟁사, 늘리는 올리브영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지난해 1265개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272개까지 늘어났다. 2019년 1246개에 달하던 매장 수는 2020년 1259개, 2021년 1265개로 매년 증가 중이다. 국내 H&B사업 시장점유율도 59.1%로 압도적이다. 경쟁사인 롭스(롯데쇼핑)와 랄라블라(GS리테일)를 뛰어 넘은지는 이미 오래다.

같은 기간 롭스 매장 수는 49개로 지난해에 비해 51.5%나 줄었다. 롭스는 연내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인 ‘롭스 플러스’ 매장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3년 서울 홍대점에 1호점을 시작으로 100호점까지 매장을 늘렸지만, 부진한 실적으로 9년 만에 사업을 철수하게 됐다.

랄라블라 역시 오는 9월부터 온라인몰 운영을 중단하고 11월말까지 오프라인 매장도 모두 정리할 방침이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 사업이 부진하자 지난 2018년부터 점포수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186개에 달했던 점포 수는 2018년 168개, 2019년 140개 2020년 124개, 2021년 70개로 매년 줄고 있다. 랄라블라의 영업손실은 2018년 254억원, 2019년 159억원, 2020년 188억원, 2021년 292억원(추정치)을 기록했다. 

CJ올리브영

실적도 사상 최대치 기록

매장 수 확대에 힘입어 올리브영의 실적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2조1192억원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78억 원으로 38% 성장했다. 올해 1분기 매출 58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향후 올리브영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을 연계에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20년 17%에서 올해 1분기 25%까지 증가했다. 앱으로 주문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당일 배송 받을 수 있는 ‘오늘드림’ 앱 서비스는 올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2.4배 증가했다. CJ올리브영은 오늘드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도심형물류거점을 300%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지역의 빠른 배송 커버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올리브영은 하반기 옴니채널 전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다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법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온라인몰의 경쟁력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오프라인몰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 도심형물류거점 확장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

승자의 독식 우려

업계에서는 승자 독식의 우려가 제기된다. 올리브영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브랜드를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리브영의 입점 업체 갑질 논란이 한 번씩 반복된다는 점은 이를 방증하는 사례다. 올리브영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입점 업체에 부당 반품·판촉비 전가 등을 이유로 공정위 제소를 당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장 내 경쟁이 살아있을수록 이익이 존중받을 가능성이 크고, 존중받을수록 소비자 선호도가 반영되어서 상품들도 발전할 수 있다”며 “공급자 입장에서도 독과점 체제는 궁극적으로 좋지 않다. 경쟁이 있어야 발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화가 되어가는 현 상황에서는 독과점화 될 가능성 더 큰 만큼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H&B사업은 사실상 온라인 쪽으로 많이 넘어왔다. 경쟁사는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이 아니다”라며 “무신사, 마켓컬리 등에서도 화장품 사업을 하는 만큼 온라인상 화장품 관련 모든 사업체들이 경쟁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올리브영만이 가지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과 연계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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