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치유기’. 설명만 들어도 어떤 드라마인지 알 것 같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사람 냄새가 가득하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이 이번 주 첫 방송을 마쳤다.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은 삶의 끝에 내몰린 청년이 호스피스 병원에서 시한부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힐링 드라마다. 배우 지창욱, 성동일, 최수영이 출연한다.
드라마는 윤겨레(지창욱) 이야기로 시작한다. 교도소를 출소한 윤겨레는 가족이라곤 반려견 하나뿐인 혈혈단신이다. 어느 날 그는 돈 때문에 깡패들과 차량 추격전을 벌이다 다중 추돌 사고를 일으킨다. 사고로 윤겨레는 당시 도로에서 구급차를 몰던 우리 호스피스 병원의 봉사반장 강태식(성동일)과 인연을 맺는다. 벌금형 대신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윤겨레는 강태식과 함께 봉사 조직 ‘팀 지니’ 일원으로 시한부 환자의 마음을 돌보기 시작한다.
휴머니즘이 가득한 작품이다. 위로, 치유, 힐링 등 명확한 주제를 갖고 주인공 윤겨레의 변화와 성장을 함께 그려간다. 클리셰를 답습하는 부분도 있으나 거슬리진 않는다. 낭만을 추구하면서도, 호스피스 케어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등 현실과 연결고리를 곳곳에 심었다. 말기 환자들의 마지막을 슬프게만 그리지 않았다. 극 중 인물을 따뜻한 시선으로 다뤄 시청자에게 묘한 위로를 안긴다. 호스피스 케어 등 생소한 개념을 주인공 시점에서 설명해 극을 따라가기 쉽다.
배우 성동일의 연기가 눈에 띈다. 강태식의 감정선을 과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렸다. 지창욱 역시 반항아 이미지를 차지게 표현했다. 과거사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고독한 삶을 살아오던 윤겨레가 변화하는 과정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회 3.6%, 2회 3%로 집계됐다.
볼까
휴머니즘 소재에 마음이 동하는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주인공이 개과천선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해도 볼 만한 작품일 것이다. 자극적인 장르물에 지쳤으면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의 무해함이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다.
말까
말기 환자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라 마냥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웃기고 즐거운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다른 작품을 보는 게 낫다. 병원 배경이지만 긴박감 넘치는 의학 드라마와 결이 다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