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A부시장이 지난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휴가를 다녀와 물의를 빚고 있다.
A부시장은 17일 “휴가 기간 일부는 시청으로 출근해 현장 상황을 챙겼고, 재난방지 대책을 세운 뒤 다시 휴가를 사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은 “휴가를 미루고 피해복구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부시장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
안양시에 따르면, A부시장은 지난 8~12일 5일 동안 공식 휴가를 냈다. 이 기간 그의 휴가일정을 요약하면 8일 휴가, 9일 출근, 10일 휴가, 11일 오후 복귀다.
지난 8~9일은 안양지역에 350㎜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8일 오전 11시에 내린 호우주의보가 낮 12시50분을 기해 호우경보로 격상됨에 따라 시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최대호 시장이 9일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관내 침수지역을 돌며 현장을 챙긴 점에 비춰 A부시장의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커진다.
게다가 A부시장이 다시 휴가를 사용한 10일에는 안양시가 피해복구를 위해 공무원 등을 대거 현장에 투입했고, 시민들도 동참한 상황이다.
이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호우피해 상황 등을 직접 챙긴 날이기도 하다.
지난 9일 오전 6시 기준만 따져도 안양시 호우 피해상황은 104건 신고가 접수됐고, 주택침수 등이 확인됐다.
A부시장은 “9일 출근해 현장을 확인하고 재난대응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직원들이 집행하면 되는 상황이었다”면서 “개인 사정으로 다시 휴가를 사용했지만 문자와 메신저 등으로 계속해서 상황을 챙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휴가를 취소하고 현장에 나와 있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안양시의회 한 의원은 “호우 피해로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임시거주시설에서 머무르는 시민들은 잠도 편히 자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시장이 휴가를 사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난했다.
한편 17일 오전 10시 기준 안양시 집중호우 피해ㆍ복구 현황에 따르면, 주택침수 1029세대, 소기업 27곳, 소상공인업소 188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교량과 도로가 파손되고 차량 160대가 침수됐고, 53세대 86명이 5개 동 임시거주시설에 머물고 있다. 또한 공무원, 군인, 자원봉사자 등 2449명이 피해복구에 참여하고 있다.
안양=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