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캠프’ 3년 만에 활짝…환자-의사 소통창구 열린다

‘건강캠프’ 3년 만에 활짝…환자-의사 소통창구 열린다

기사승인 2022-08-23 06:00:15
지난 12일 순창에서 열렸던 전국 1형당뇨 캠프 현장 모습.   한국당뇨협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막혀있던 의사와 환자들간의 소통창구가 3년 만에 문을 열었다.

최근 의학회·협회에 따르면 기존 온라인에서 진행하던 캠페인, 건강캠프 등을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온라인으로는 한계가 있던 환자와 의사, 환자와 환자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자신의 질환에 대해 몰랐던 점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학회나 환자들 차원에서도 오랜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 자리에 기대감이 크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대표 김미영)와 한국당뇨협회(회장 김광원)는 8월12일부터 14일까지 전북 순창 쉴랜드에서 ‘2022 전국 1형당뇨 캠프’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1형당뇨 환우 26명, 환우 가족 68명, 의료진 및 스태프 28명 등 총 122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캠프답게 참여 경쟁도 높았다. 협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140명 이상의 환자와 환자 가족이 참가 의사를 보였으며 그 중 98명이 선정됐다. 

오프라인 행사답게 알찬 일정도 돋보인다. 캠프에 참가한 환우와 가족들은 △조별 대항 미니올림픽 △미술치료 및 아로마 테라피 △장기자랑 △보물찾기 △지역 관광 △환우 가족 간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순창에서 제공한 자가검사키트를 2일간 매일 사용했으며,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행사를 진행했다. 

캠프에 참여한 1형당뇨 환우 학부모 A씨는 “다른 환우 가족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1형당뇨라는 아픔이 우리 집만의 것이 아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돼 힘이 솟았다. 온라인 모임만 갖다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며 참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우 학부모 B씨는 “캠프 일정 중 인슐린펌프 착용 체험이 있었다. 직접 해보니 부착한 걸 잊고서 샤워할 때나 옷 입을 때 센서를 건드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센서부위의 통증이 잠깐 있었고, 불편함이 많았다”며 “체험을 통해 아이에게 좀 더 따뜻하게 대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김광원 한국당뇨협회 회장(가천대 길병원 교수)은 “이번 캠프가 1형당뇨 환우와 가족들이 서로 만나 소통하며 건강 노하우를 공유하는 교류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을 시작으로 10월12~15일 3박 4일 일정으로 2형당뇨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전 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열린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아이들’ 강좌.   대전 동구 제공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아이들’을 주제로 전국적인 온·오프라인 공개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캠페인의 일환으로, 다양한 소아청소년정신질환에 대한 지식을 전달 할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가 되는 학교폭력, 스마트폰 사용 문제, 중 2병, 분노조절 등의 문제와 함께 좋은 부모 되기, 친구문제 해결법, 아이들의 사회성 등에 대해 해마다 200명의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소속 전문의들이 무료 강연을 진행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 아이들의 일상을 되짚어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아이들과 함께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강연주제를 구성했다. 공개강좌는 의료진과의 질의질문 시간 외에도 공감대가 비슷한 학부모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한 맘카페 누리꾼은 6월 광명시에서 개최된 공개 강좌에 참여한 후 “최근 의료진을 접할 수 있는 건강캠프, 강좌 등 행사가 많아지는 것 같다. 이번 강의도 코로나19 사태 속 답답한 우리 아이의 심정이 어땠는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올해 말에는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유익한 정보도 얻는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렸다.  

이 외에도 올해 대한류마티스학회는 강직성 척추염의 날 맞이 ‘힐링캠프’를 오프라인 혹은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학회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코로나19 확진 추세에 따라 강직성척추염 환자 대상 소규모 모집 오프라인으로 진행할지, 온·오프라인 모두할지 고민 중”이라며 “코로나19 이전까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던 프로그램이며 환자들의 수요도 높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치매학회 ‘일상예찬’ 캠페인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오프라인으로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일상예찬 캠페인은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특성을 고려한 특화된 미술 교육 프로그램으로 코로나19 동안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한 의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와 함께 대부분의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특히 건강캠프나 행사가 멈추면서 환자 및 환자보호자에게 큰 아쉬움을 안겼다”며 “환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는 의학회 사업 중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완화되는 대로 오프라인 형식으로 바뀌어갈 것”이라며 “다만 어렵게 구축한 비대면 시스템인 만큼 온라인 행사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식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프로그램은 멀리 있는 환자들도 참여할 수 있고, 필요한 정보는 다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환자와의 라포형성이나 환자들간의 교류는 약하다. 또한 직접 체험해야만 환자 증상 완화에 도움 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온라인으로는 제대로 알려주거나 실제 행하도록 만들기 어렵다”며 “코로나19 경험을 토대로 더 실용적이고 유익한 사업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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