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민주당’ 위기?...野 전대 최저 투표율 논란 확산

‘이재명의 민주당’ 위기?...野 전대 최저 투표율 논란 확산

박용진 “호남 투표율, 이재명의 민주당에 대한 절망적 체념”
친명계 “투표율 단순 비교, 이재명 견제 위한 부풀린 해석”

기사승인 2022-08-23 06:25:01
지난 16일 전북대에서 열린 '전북사랑 토크콘서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웃으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핵심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의 권리당원 투표율이 30%대로 나타났다. 당 일각에선 호남을 포함해 이번 전당대회 투표율이 저조하다며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당 운영 동력을 쉽게 얻을 수 없을 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친명계에선 이번 전대에서 권역별 투표율을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며, 다른 권역에 비해 투표율이 다소 낮게 나온 점을 부풀려서 해석했다고 반발했다. 또 투표율이 아닌 총 투표인원이 훨씬 많아진 것을 봐야한다고 했다. 

23일 쿠키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중앙선관위는 지난 21일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율을 발표했다. 전북 34.07%, 전남 37.52%, 광주 34.18%로 나타났다. 세 지역의 평균 투표율은 35.49%로 전국 평균 투표율 36.43%보다 낮았다. 8월부터 발표된 권리당원 투표를 살펴보면 대구 59.12%, 경북 57.81%, 부산 50.07% 였다. 현재까지 13개 도시 누적 합산으로 보면,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78.05%로 80%대를 육박했다. 

이재명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박용진 당 대표 후보자는 지난 22일 호남 투표율이 30%대임을 두고 “절망적 체념”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대선과 지선 패배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책임론, 지난 지선에서의 이 의원의 셀프공천과 서울시장 차출론 등이 당 안에서 제대로 평가되고 해명되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시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분위기는 정치적으로는 민주당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임, 민주당의 지금 상황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임이고, 감정적으로는 실망감이고, 분위기상으로는 절망적 체념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민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호남 투표율에 대해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큰 경고음”이라며 “승부가 거의 결정되다시피 하니까 별로 흥미를 못 끄는 측면도 있고 또 당의 일부 소수, 일부 강성 그룹이 과다 대표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전통적으로 뒷받침해왔던 당원들이나 당의 온건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뒷전에 밀려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친명계에선 지금까지 치러진 전당대회의 투표율 보다 크게 뒤처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은 크게 부풀려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호남권 지역구 중진 의원은 이날 본지에 “문제가 될 만큼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아니다”며 “원래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가 한 70%가 되고 권리당원 투표율은 그보다 낮다. 지금까지 발표된 다른 지역구 보단 낮게 나왔지만 모든 지역구 투표를 한날한시에 하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당대회 보다는 지방선거 관련해서 원칙 없이 공천을 해서 지역민들이 많이 상심해 있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전당대회 유권자들은 앞으로 야당으로써 대응을 잘해야 된다 이런 생각들이 강하다”고 전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권리당원 투표율을 공개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투표율이 낮아서 이 후보의 지도부가 동력을 쉽게 얻지 못할 거라는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본지에 “순회마다 투표율과 개표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지금은 총 당원이 117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50만 명이 늘었다. 따라서 단순 투표율로 비교하기가 어렵다. 같은 인원으로 같은 비율로 투표율을 비교하면 좋겠지만 투표인원 자체가 다르고 객관적으로 훨씬 더 많은 인원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민주당 권리당원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임시 전당대회 때는 42.74%를 기록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총 투표인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임시전대 때 총 권리당원 투표 인원은 29만6000명이었다. 하지만 이번 5차 전당대회는 서울·경기를 제외한 총 권리당원 투표인원이 25만9622명이다. 현재 남은 수도권 권리당원 숫자는 44만 명으로, 만일 투표율을 30%대로 집계해서 계산하더라도 13만 명이 더 투표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최종 투표 인원은 4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전당대회 권리당원 선거인단은 총 117만 명으로, 1년 전보다 50만 명가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투표율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본지에 “투표율이 과거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후보들이 투표율이 저조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3차, 4차 전당대회 등을 따져봤을 때도 평균적으로 35%대이고 호남권에서 30%대로 나왔으면 평균인 것이다. ‘저조현상’이라고 볼 수 없음에도 저조하다고 주장하는 건 이재명 후보를 견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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