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인 도심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광화문과 강남역에 ‘빗물터널(지하 저류시설)’이 우선 설치된다.
환경부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침수 및 하천홍수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서울시와 협력해 강남역·광화문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건설하기로 했다. 큰 터널을 설치해 빗물을 저장했다가 호우가 끝나면 인근 하출로 배출하는 대형 빗물터널이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해 2027년 완공될 전망이다.
상습침수지역으로 분류되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도림천에도 한강과 천을 잇는 ‘지하방수로’ 설치 사업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하수도 중점관리지역을 확대한다. 하수관로 관경 확대 등 개량을 추진하고 맨홀 추락방지 안전설비를 설치하는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예보 기술을 활용해 도심 홍수 예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 홍수기(6월21일~9월20일) 전까지 도림천 유역(신림동)에 디지털트윈과 연계한 인공지능(AI) 홍수예보 체계를 시범 구축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하기로 했다. 1653개 읍·면·동 강수 시 침수 위험도를 표기한 ‘도시침수지도’도 2025년까지 완성해 공개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이번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담조직으로 도시침수대응기획단을 출범시키고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수립해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대심도 빗물터널을 방문하고 집중호우 침수방지를 위해 강남역·광화문·도림천에 빗물터널 우선 설치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이 일상화되면서 우리나라도 6~7월 장마철이 지난 뒤 다시 폭우가 내리는 양상이 고착화됐다”며 “전례 없는 기록적인 폭우가 언제든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심도 빗물터널 건설과 같은 근본적인 도시안전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