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방탄’ 당헌, 26일 최종 관문...비명계 “사당화 과속”

‘李 방탄’ 당헌, 26일 최종 관문...비명계 “사당화 과속”

박용진 “부결된 사안을 숙의·토론 없이 또 상정”

기사승인 2022-08-26 06:05:01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참석하여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재상정한 ‘기소 시 직무 정지’ 관련 당헌 80조의 취소 판단을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원회로 변경하는 ‘당헌80조’ 수정안이 당무위에서 의결됐다. 이에 해당 안건은 26일 중앙위원회 최종 관문만 앞둔 상태다. 다만, ‘반명(반이재명)계’에서는 당무위에 의결됐더라도 문제제기를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25일 오후 당무위가 끝나고 브리핑을 통해 ‘기소시 당직정지’ 취소 권한을 기존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로 바꾸는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중앙위 회의 개최 5일 전까지 공고·통지 규정이 있는데, 긴급 의결이 있으면 당무위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며 “쟁점이 된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덜어냈고, 충분히 논의돼 이견이 없는 당헌 개정안은 비대위에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당무위에서 이견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비명계에서는 ‘긴급을 요하는 경우’엔 곧바로 중앙위를 열 수 있다는 당규가 있지만, 숙의와 토론없이 긴박하게 처리하려는 지도부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비판했다. 또 당무위에서 해당 건이 의결된 이후에도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26일 최종 통과를 앞둔 중앙위에서 당헌80조 수정안이 의결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박용진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이날 비대위의 당헌 개정을 위한 당무위, 중앙위 재소집 결정이 당헌 당규상 절차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 개정안 전체가 통으로 부결된 사안이며, 부결이 안건 중 특정 내용에 대한 문제의식인지, 당헌 개정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 전반을 향한 반대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따라서 이번 안건 재상정 이유와 기준도 질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의총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지도부에게 당헌 개정에 대한 역할을 넘기고 시간을 좀 더 갖게 됐다고 생각했던 저의 판단과 전날 중앙위 부결로 인해 당헌 개정 논란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찬반 토론과 숙의가 가능하겠다 생각했던 제 판단이 어제 하루 판단으로 끝난 것 같다”고 했다. 

비명계 한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당헌 80조 절충안에 대한 내용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절충안에 대해선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 있다”라면서도 “다만, 절차적 문제로 보면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이다. 의원들과 절차적으로 충분히 논의가 없었는데 곧바로 당무위, 중앙위로 넘어갔기 때문에 이는 명백히 문제제기 해야한다”고 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당헌 80조 수정안 내용 상에도 문제가 있다. 가처분 신청이라도 내면 어떡하려고 그러나”라며 “절차상 문제는 더 명확하기 때문에 당무위에서 의결된 거라도 문제제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무위에 참석했던 비명계 한 의원은 당헌 80조 수정안 그 자체에 대해 공방을 펼치진 않았다며 내용에는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본지에 “절차상 문제에 대해선 의결하기 전까진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론적으로는 비대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해서 의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당무위 내부에서는 이견이 없었던 것이 맞지만 최종 관문인 중앙위 투표로 다시 올려 판단하는 게 맞다는 해석이다. 

한편, 친명계 정청래 의원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 개정안 ‘부결’ 자체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당원들의 마음인 당심과 국회의원들의 마음인 의심, 이 거리가 너무 먼 것”이라며 “당원들이 의원들을 불신하는 일이 또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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