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등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명품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소비자불만 역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명품 플랫폼 사업자가 현재 사용 중인 이용약관의 사용실태 및 불공정약관조항 여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의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1% 증가했다.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지난 2년 여 간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명품으로 해소하는 보복 소비 현상이 늘어난 데다 스스로에 대한 투자에 가치를 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선호 현상이 증가하면서다.
명품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소비자불만 역시 급증하고 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접수된 명품 플랫폼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9년(171건)과 비교해 2021년(655건)에는 약 3.8배 급증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품질 불량·미흡’이 382건(33.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청약철회 등 거부’(324건·28.2%), ‘취소·반품비용 불만’(124건·10.8%), ‘배송 지연’(70건·6.1%) 순이었다.
공정위는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현재 사용 중인 이용약관의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약철회 제한, 회원의 손해발생 시 사업자 책임 면제, 추상적인 계약해지 사유 등도 점검 대상이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0일 주요 명품 플랫폼 4개 사(머스트잇·발란·오케이몰·트렌비)는 소비자 청약 철회권을 제한하거나 과도한 반품비를 부과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업체는 청약 철회 기간을 법정 기간(수령 후 7일 이내)보다 짧게 설정하거나 특정 단계(주문 접수 또는 배송 준비 중) 이후에는 철회할 수 없도록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단순 변심이나 특정 품목(수영복·액세서리 등)에 대한 청약 철회를 제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스크래치나 흠집 등은 제품 하자가 아니라며 소비자가 반품비를 부담하도록 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품 가격보다 높은 반품 비용을 부과하거나 판매가가 62만원인 상품의 반품비를 30만원으로 정한 입점업체도 있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은 이용량 및 매출액이 상위권인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 업체로, 조사 방식은 서면조사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 시에는 현장조사 및 면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실태조사 자료 및 사업자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오는 12월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공정약관조항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시정해 명품 플랫폼 분야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