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빚내서 버틴다…2분기 대출금 68.4조↑

한국 기업들, 빚내서 버틴다…2분기 대출금 68.4조↑

한국은행, 2022년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보고서 발표
대출 제조업 증가폭 축소·서비스업 확대

기사승인 2022-09-02 15:16:42
사진=김동운 기자

올해 2분기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전 산업군에서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부문의 업황이 나아졌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증한 것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713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68조4000억원(4.2%)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분기 증가폭(63조9000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며,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 상륙했던 2020년 2분기(69조1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대출 용도별로 보면 사업 운영에 쓰는 운전자금이 전분기 대비 44조원(4.5%) 늘어난 101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대출금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0년 2분기(52조1000억원) 다음으로 증가폭이 컸다. 

시설자금은 전분기 대비 24조4000억원(3.6%) 늘어난 696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2분기 대비 89조2000억원(14.7%) 늘었다.

자료=한국은행

산업별 대출 증가폭은 제조업이 전분기 대비 축소된 반면, 서비스업은 확대됐다. 제조업 대출 증가 규모는 1분기 13조2000억원에서 2분기 10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환율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 업종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반기 말에 기업들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부 대출을 상환한 결과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 폭이 1분기 46조4000억원에서 2분기 48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금융·보험업의 경우 6조3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는데, 이는 예금은행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부동산업은 상업부동산 투자 증가로 13조3000억원에서 13조4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도·소매업은 11조8000억원에서 11조7000억원으로, 숙박·음식점업은 2조5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대출 취급 노력 강화 등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제조업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축소된 반면 서비스업은 확대됐고,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취급기관별로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금은행의 경우 전분기 대비 36조2000억원(3.21%) 늘어난 120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전분기 대비 32조2000억원(6.8%) 뛴 508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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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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