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 멈춘다

금리 오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 멈춘다

기사승인 2022-09-05 10:48:30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리인상 여파로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1%p 오를 때 마다 서울 집값 상승률이 2.1%p 하락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이 5일 발표한 ‘유동성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 1%p 인상 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1%p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도 각각 1.7%p, 1.1%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와 유동성 간 반비례 관계가 강화됐다. 특히 기준금리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금리와 유동성(M1, M2,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은 주택시장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역별 영향도는 서울>수도권>지방광역시 순”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네차례 연속 인상하자 주택 가격 하락은 두드러졌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p 인상했다. 1999년 기준금리 제도 도입 이후 사상 첫 네차례 연속 인상이다. 

금리 인상 압박에 집값은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일반 아파트는 0.04% 하락했고 재건축은 0.09% 떨어졌다.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 하락폭은 2020년 5월 첫째 주 -0.13% 변동률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매수심리도 얼어붙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8월29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지난주(82.9)보다 1.1p 내렸다. 올해 5월9일 이후 17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3.7로 한주 사이 0.6p 떨어졌다. 2019년 6월24일 83.0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요 위축은 계속될 전망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잇단 금리인상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종부세를 포함한 재건축 등 규제완화에 대한 정책결정도 늦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유동성 관리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를 도모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고서는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유동성 확대로 주택가격의 위험지표가 높아진 상황에서 2022년 1분기부터 국면전환(확장→둔화)을 보이고 있으며 급격한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으로 부동산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며 “가칭 ‘주택비축은행’, 주택 금융 리파이낸싱, 하우스푸어 등 한계차주 지원제도 등 주택시장 변동위험 관리장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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