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윤, 음주운전 후보 ‘내로남불’식 공천...“달리는 시한폭탄”

강기윤, 음주운전 후보 ‘내로남불’식 공천...“달리는 시한폭탄”

현역 당협위원장 “기초의원 공천에 영향력 행사할 수 있어”

기사승인 2022-09-06 06:10:05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쿠키뉴스DB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음주운전을 강력히 비판하고 관련 법안을 낸 적이 있음에도 ‘음주운전·무면허’ 경력을 가진 후보를 공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쿠키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성보빈 창원시의원은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강 의원 지역구인 창원에서 나번 공천을 받았다. 앞서 성 의원은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으로 벌금 각각 300만원과 150만원을 받아 공천 당시에도 범죄 경력이 논란이 됐다. 

강 의원은 국정감사 당시 무면허 운전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었던 강 의원은 경찰청으로 받은 자료를 꺼내들고 무면허 운전자가 30% 이상 증가했다는 자료를 꺼내들었다.

당시 강 의원은 “현행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적발시 1년 이하의 징역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라며 “처벌이 미약해 무면허 운전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음주운전 행위 예방 근절에 대한 법안도 대표발의한 적이 있다. 강 의원은 “음주운전은 운전자 본인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을 뺏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경찰의 음주단속 일시나 장소 등의 정보를 개인이 SNS 등에 게시해 우회할 가능성이 있어 단속을 유명무실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2015년 국감에선 “무면허 운전자는 사고가 나도 보험처리가 안 돼 달리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무면허 운전 근절을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단속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해 성 의원은 무면허 운전으로 벌금형에 처해졌다.

성 의원은 창원시 당협위원장이었던 강 의원이 이같은 범죄 전과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성 의원은 지난 5월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강 의원도 범죄 전과 사실을 알고 있다”며 “전과 사실 때문에 2번이나 낙선했었다. 당에서 아는 분들은 다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강 의원 측은 지난달 31일 성 의원의 범죄 전과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는 “도당 공심위에서 개인적인 내용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며 “공천이 되고 나서 아는 것이지 서류를 받아 아는 시스템이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 다수에 따르면 당협위원장들은 기초의원을 공천할 때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협위원장은 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공식적이진 않지만 실제 지방의원이나 광역의원, 단체장 등 공천할 때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라며 “당협위원장은 기초의원의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 경력이 있는 기초의원이 단수 공천돼서 뽑혔는데 당협위원장은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도 “알 수 있다”며 “지금까지 저희가 공천 현실이라는 핑계로 어찌 보면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분들한테 너무 쉽게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나. 저희 정치의 잘못된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지난번 지방선거 공천 때 범죄 경력이 있더라도 시도당 공관위가 전원 동의하면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을 마련했는데, 아마 그런 규정의 예외 적용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며 “그러나 개인적으로 앞으로 당에서 그런 부적격 기준을 지킬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거기에 해당한다면 예외 없이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다른 당협위원장 관계자도 “지역위원장이 현역이면 기초의원 단위는 거의 본인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가나다 순번을 정하는 것과 자르는 것 모두 지역위원장이 행사한다. 특히 현역의원이 지역위원장이라면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게 특권인 셈”이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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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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