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의 독주로 쉽게 끝날 것만 같던 2022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막바지 LG 트윈스의 추격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5일 기준 1위 SSG(77승 3무 39패)와 2위 LG(72승 1무 42패)의 격차는 단 4경기 차에 불과하다. 8월 한때 9경기차까지 벌어질 때만 해도 SSG의 정규리그의 1위가 유력했다. 하지만 SSG가 최근 10경기에서 4승 6패로 주춤한 사이 LG가 7연승을 달리면서 두 팀의 격차가 이제 사정권으로 좁혀졌다.
아픈 기억이 떠오를 법한 SSG다. SSG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9년에 25경기를 남겨두고 2위 두산 베어스에 7.5경기차로 앞서 있다가 시즌 최종일에 역전당한 악몽이 있다.
SSG는 최근 타격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팀의 핵심 타자인 최정(타율 0.243), 한유섬(0.172), 전의산(0.154) 등 중심 타자들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217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다. 이 기간 득점도 경기당 평균 3.9점으로 두산(2.0점)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다.
손가락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된 추신수의 공백도 뼈아팠다. 추신수는 올 시즌 타율 0.265로 다소 저조하지만, 출루율이 0.392에 달하는 부동의 리드 오프였다. 추신수가 빠지면서 팀의 공격 출발도 잘 풀리지 않았다. 추신수는 오는 6일부터 팀에 합류할 수 있다.
뒷문도 불안하다. 올 시즌 맹렬한 기세를 자랑하던 SSG는 유일한 약점으로 불펜이 꼽혔다. 마무리 역할을 맡았던 서진용과 김택형은 제구 불안 문제를 보였고, 결국 지난 8월 팔꿈치 부상 후 복귀한 문승원이 임시로 마무리 역할을 맡게 됐다.
문승원은 올 시즌 15경기 출전 1승 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 2.35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마무리 역할은 처음인데다 커리어 대부분을 선발로 뛰었던 투수기에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LG는 22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도전한다. 최근 기세가 맹렬하다. 후반기를 3위로 시작했지만, 키움 히어로즈가 미끄러지면서 2위 자리를 탈환했고, 이제는 1위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LG는 프로야구가 4개 팀씩 드림리그와 매직리그로 나뉘어 있던 지난 2000년 매직리그 1위 이후로는 한 번도 정규시즌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7연승을 달리는 동안 5경기에서 2점차 이하 승리를 거뒀다. 반드시 점수를 내야 할 때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지난 1~2일 KT와 경기에선 8회 이후 역전극을 벌이는 뒷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로 이어지는 선발 ‘외국인 원투펀치’가 막강하다. 두 선수는 각각 14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다 임찬규 김윤식 이민호로 이어지는 국내 3~5선발도 최근 힘을 보태고 있다.
하락세의 SSG와 상승세인 LG는 오는 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2연전을 치른다. 사실상 미리 보는 한국 시리즈다. SSG에서는 선발 투수로 김광현과 윌머 폰트가 나서며, LG에서는 이민호와 아담 플럿코가 차례로 등판한다. 다만 제 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6일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폭우가 올 것으로 예상돼, 경기가 우천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