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트럭에 실려 퇴근…현대제철 침수에 근로자 발 묶여

덤프트럭에 실려 퇴근…현대제철 침수에 근로자 발 묶여

기사승인 2022-09-06 19:25:01
6일 오후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폭우 때문에 경북 포항 현대제철 일부와 정문 앞 대로가 침수된 가운데 직원들이 침수된 도로를 뚫고 퇴근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제 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경북 포항의 철강산업단지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6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포항공장 내부에 물이 들어찼다. 
 
포스코는 제철소 1문과 정문, 사무실과 공장 내부 곳곳이 물에 잠겼다. 제철소 주변 공단도로와 시내 주요 도로 역시 유실되거나 침수돼 하루 종일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재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쯤 제철소 제2열연공장과 STS(스테인리스) 2제강공장 등에서 불이 동시에 났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시설도 물에 잠겼다. 생산설비와 창고가 침수돼 공장가동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번 침수로 22명이 공장 내에 고립돼 소방대가 보트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포항 현대제철 침수... 덤프트럭으로 퇴근하는 근로자들   독자제공
노동자들은 야간 근무 중 위험천만한 상황을 마주했다. 현대제철 공장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40대 김모씨는 이날 오전 5시 무렵 현장에 빗물이 밀려드는 것을 목격했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은 빠르게 허벅지까지 차올랐다.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2시가 되도록 상황은 진전이 없었다. 정문 근처 수심은 가슴팍까지 물이 차오르는 수준이었다. 김씨는 덤프트럭을 이용해 정문까지 이동한 후, 침수된 곳을 걸어 나와 빠져나왔다. 

김씨는 “이렇게까지 침수된 적 처음”이라며 “일 하는 곳 지붕이 철판인데 비바람이 철판과 부딪혀서 때리고 부수는 소리 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침수된 포항 현대제철 공장 내부
힌남노로 인한 태풍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일부터 이날까지 포항에는 258㎜, 경주에는 253.6㎜ 등 폭우가 쏟아졌고 포항 대송면에는 450.5㎜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현재 주택·상가 침수로 포항시 77세대 808명, 경북 경주시 1788세대 3578명 등 1965세대 주민 4505명이 임시주거시설이나 친인척집 등지로 대피한 상태다.

포항=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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