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난후획(先難後獲)의 마음으로 제가 앞장서 공정위에 부여된 시대적 소명을 해나가겠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16일 오후 취임사에서 “현재 경제는 저출생,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공급망 양분화 양상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증가해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양극화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난후획이란 어려운 일을 먼저 한 뒤 성과는 나중에 나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한 위원장은 “엄정한 법집행과 경쟁주창을 통해 시장의 혁신 경쟁을 촉진하겠다”며 “특히 역동성과 혁신이 중요한 지금의 디지털 경제에서는 이로 인한 폐해가 더욱 크고 회복은 어려워 적기에 이를 차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소비재 분야와 생산활동에 사용되는 중간재 분야에서의 고질적 담합행위도 엄정하게 제재하겠다”고 덧붙였다.
총수일가에 부당한 특혜에 대해서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시행된 대기업 집단 시책이 시장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며 “총수일가에 부당한 특혜를 주는 사익편취, 효율성과 무관한 지원 목적의 부당내부거래는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특수관계인 범위 축소·조정, 중소벤처기업의 대기업집단 계열편입 유예 확대, 공시제도 보완·정비 등을 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중소기업과 소비자의 권익 향상도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비용과 혁신 노력에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고, 힘의 불균형에 따른 불공정행위는 엄단하겠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경영 여건이 어려워진 중소기업들이 제때에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거래환경을 조성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원천을 훼손하는 기술유용행위는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 유통 분야를 비롯한 가맹, 유통, 대리점 분야에서의 갑질도 철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를 위해서는 ‘눈속임 상술’ 등 기만행위를 집중 점검을 통해 각 지대에 놓여 있는 소비자 안전 문제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범정부 안전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 소비자 안전 문제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범정부 안전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생활·여가 등 국민생활 밀접 분야의 불공정 약관과 과장․기만광고도 고쳐나가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 5일 후보자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마쳤으나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이후 대통령실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 기한이 지난 13일로 만료되자 지난 14일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13번째 고위직 인사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