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올해도 리콜 문제로 ‘시끌’…국내는 ‘조용’

필립스, 올해도 리콜 문제로 ‘시끌’…국내는 ‘조용’

국내 공급량 적고 부작용·사망 사례도 없어…국내 89% 리콜 마쳐

기사승인 2022-09-17 06:00:02
필립스 전경.   홈페이지 캡처

대형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인 필립스가 잇따른 리콜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지사는 조용하기만 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관련 국내엔 유통제품이 많지 않아 영향이 적었던 것. 하지만 공급 부족으로 인한 교체 지연, 브랜드 명성 저하로 인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스는 여전히 리콜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호흡기 제품과 관련 또 다시 리콜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7일 FDA는 필립스의 일부 호흡기가 마스크 헤드기어 클립이나 줄에 달린 자석으로 인해 중증 부상 위험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을 명령했다. 해당 제품은 1700만개 이상이 유통됐으며, 8월 말까지 심박조율기와 간섭으로 인한 재이식 등 14건 부작용을 보고받았다. 

이번 리콜 건은 국내에 유통된 제품이 없어 영향이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를 비롯해 연달아 제품 문제가 빚어지면서 이미 소비자들의 의료제품 불신이 커진 상태다.

이 외에도 필립스는 개인용인공호흡기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21년 8월, 2022년 1월 일부제품에 대한 회수조치 명령이 떨어졌다. 특히 올해 1월은 특정 생산라인에서 또 다시 부적합 흡음재가 관련돼 442대 중 224개 제품이 회수된 상황이다.

앞서 필립스는 지난해 6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에 사용하는 양압기와 인공호흡기 부품으로 인해 화학물질이 인체에 흡입돼 위해를 미칠 가능성이 있어 550만대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FDA는 당시 리콜 사태를 심각한 손상이나 죽음을 유발할 수 있는 상태라고 평가, 리콜 사태 ‘1형’으로 분류했다. 실제로 FDA에 따르면 리콜 조치 이후 약 1년 동안 사망 168건 등 총 2만1000건 이상의 부작용 신고가 보고됐다. 

이와 관련 필립스코리아에서도 국내 생산된 개인용인공호흡기 제품 1747개 중 1745개를 회수했고, 양압지속유지기는 24361개 중 24296개를 회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인공호흡기나 양압지속유지기 등 필립스 제품 공급량이 적기 때문에 피해가 거의 없었다. 다른 나라 대비 사망자나 부작용을 겪은 사례도 없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 비해 한국지사가 조용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리콜 제품이 별로 없다보니 환자 불만 목소리도 크지 않다. 의료진들도 당시 다른 제품으로 대체 처방하는 추세고, 국내지사의 리콜 조치 속도 자체도 빠른 편이다”며 “이후에도 다른 제품들이 리콜 명령을 받고 있지만 실상 그 숫자가 적어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필립스 인공호흡기 및 양압지속유지기 리콜 현황.   홈페이지 캡처

양압기 리콜, 1년째 ‘진행 중’…“2주나 기다려” 불편 호소하는 환자들

필립스는 8월31일 기준 330만대의 수리 키트 및 교체기기를 생산했으며 순차적으로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시장에 출하된 물량은 165만대다. 550만대 리콜 조치를 했지만 아직 교체하지 못한 사람들이 절반이 넘는다. 국내에서는 양압기 경우 기기 교체를 89% 완료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기교체를 받지 못한 채 대기하는 환자들이 다수 존재했다.

양압기 환자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지난 3월에야 리콜 연락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했다. 누리꾼들은 “필립스 너무 느리다. 리콜 시작된 지 언제인데 이제 바꿔준다 연락이 왔다”, “1년 다 되서 연락 왔는데, 다시 받는데 2주나 걸리다니”, “사실 새로 보내줘도 찝찝하다. 작년 9월부터 사용했는데 쓰고 난 이후 가래, 기침이 생긴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고 아직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애초 필립스 본사는 2022년 말까지 리콜 조치를 모두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올해 말까지 사태를 마무리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 필립스 본사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감염병 팬데믹과 반도체 수급난으로 교체작업이 늦어졌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필립스코리아 관계자는 “장기 출장, 개인 사정, 더 이상 기기를 사용하지 않거나, 연락처/거주지 변경 등으로 인한 연락 두절, 수신 거부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회수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대리점과 협력해 계속해서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4월 공개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필립스코리아의 매출은 3366억원으로 전년(3483억 원)보다 3% 줄었다. 필립스 본사는 2021년 4분기 매출이 10% 이상 감소했다. 또한  주가 하락으로 회사 가치는 300억달러(한화 39조원) 가량 떨어졌다. 이에 프란스 반 하우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16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결정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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