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타결 이어지는데…첫발도 못 뗀 서울성모병원

임금협상 타결 이어지는데…첫발도 못 뗀 서울성모병원

보건의료노조 타 사립병원 지부들 임금교섭 완료
노조 “교섭 요청에 병원 묵묵부답…핑계만 대”
병원 “내부 검토 중“

기사승인 2022-09-20 06:33:01
서울성모병원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병원들이 잇따르는데 서울성모병원은 노사 교섭 첫발도 떼지 못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곳곳에는 “병원은 교섭에 응하라”는 문구가 지난 15일 붙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서울성모병원지부(지부장 김선화)는 올해 처음으로 병원별 교섭을 시작했다. 보건의료노조로부터 교섭권을 위임 받았다.

이후 서울성모병원 노조는 교섭 요청 공문을 두 차례 발송했으나 병원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성모병원 노조는 지난달 25일에도 자료를 내 “더 이상 교섭이 열리지 않는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이제껏 고강도 업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번 교섭을 통해서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면서 “병원에게 교섭을 미룰만한 핑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사명감만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을 지속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교섭을 조속히 열 것인지 아닌지는 이제 서울성모병원에 달려있다. 병원은 노조의 교섭요청에 빠른 시일 내로 응답하라”고도 촉구했다.

서울성모병원은 1362개 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일명 ‘빅5’ 병원 중 하나다. 서울성모병원의 2022년도 임금 인상률은 2.7%, 2021년도는 1.5%였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의료기관 회계정보 공시에 게시된 서울성모병원의 2020회계연도(27기, 2020년 3월1일부터 2021년 2월28일까지) 의료수익은 8622억원이다. 전년도인 2019회계연도(26기) 8850억원보다 약 228억원 감소했다. 반면 2020회계연도 의료비용은 8879억원으로 그 전 해(8626억원)보다 253억원 가량 증가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020년에도 서울 및 여의도성모병원 2개 지부와 진행하는 교섭자리에서 5개 직할병원 경영 어려움을 이유로 임금 및 2021년 호봉 상승분 동결 입장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 ‘블라인드’에서 한차례 논란이 됐다.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내 다른 사립병원지부들의 경우, 고대의료원지부, 서울아산병원지부, 경희대병원지부, 이화의료원지부, 한양대의료원지부 등이 임금 교섭을 완료한 상태다.

임금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높아진 곳도 있다. 노원을지대병원지부는 임금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지난달 25일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다음날 노사는 결국 5%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022년 임단협 교섭과 관련 특성교섭·현장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지난달 9일 6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64개 대상 사업장 중에서 대부분의 사업장은 노사 자율 타결하거나 노동위원회 조정안을 수용해 임금협상을 이뤘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노조로부터 교섭 요청 공문을 받은 게 맞다”며 “아직 내부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 역시 “교섭 과정 중에 있다보니 일정이 늦어지게 된 이유 등 세부사항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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