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 뚫고 땅굴로’…네이버·카카오 동반 신저가 경신

‘지하실 뚫고 땅굴로’…네이버·카카오 동반 신저가 경신

기사승인 2022-09-21 09:54:47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펜데믹(전지구적 확산) 당시 비대면 플랫폼으로 각광받던 네이버, 카카오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정부의 플랫폼 규제, 높은 밸류에이션에 따른 주가 부담, 실적 둔화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9시 35분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8% 하락한 21만5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간 카카오의 주가도 전일 대비 1.53% 떨어진 6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년 전 주가(7만원대)에 비해서도 하회한 수준이다. 

두 플랫폼 기업의 주가 하락은 최근 엔데믹(거리두기 해제) 이후 비대면 커머셜 성장세가 둔화된 까닭이다.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36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했다. 이는 시장전망치 3454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하반기 실적도 다소 부정적이다. 증권사들의 추정한 네이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1조3812억원으로 시장추정치(영업이익 1조7293억원) 대비 하회했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 반등의 트리거는 수익성 개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국내 경기둔화 영향에 따라 광고, 커머스 등의 주요 사업부 매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건비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의 캐시카우 가운데 하나인 톡비즈 사업의 성장이 둔화된 것이 확인됐다. 톡비즈 매출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올해 1분기 23.4%에서 2분기 16.1%로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4.8% 증가한 1조8200억원,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171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며 "광고는 견조했으나 커머스가 부진하면서 톡비즈 성장률은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우려도 성장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 보다 높은 수치다. 

아직 인플레이션 정점은 시기상조라는 시장의 우려에 따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폭은 예상 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 자이언트 스텝(0.75%p)를 넘어선 울트라 스텝(1% 금리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은 “고착화하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선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금리인상폭 전망치를 종전 75bp에서 100bp 인상으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다만 현재 두 기업이 내놓은 다양한 콘텐츠 사업 부문이 성장하면 주가가 반등할 여지는 있다. 

키움증권 김진구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점진적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인건비와 파트너 비용의 증가율 둔화가 기대되며 웹툰 등 콘텐츠 사업부문의 적자 축소 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네이버의 기업가치의 가시적인 개선은 내년 실적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올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올해 2분기 중 언급한 오픈채팅은 4분기부터 광고를 시작으로 수익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핵심인 광고 사업부의 성장성이 가시화되고 있어 주가는 서서히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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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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