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평가전 선발 명단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을 볼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3일 고양에서 코스타리카와, 27일엔 상암에서 카메룬과 두 차례 친선경기를 벌인다.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카타르 월드컵을 앞둔 모의고사다. 최종 명단을 고심 중인 벤투 감독이 선수들의 기량을 마지막으로 점검할 테스트 무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운데 벤투 감독이 변화를 시사해 눈길을 끈다.
벤투 감독은 그간 선수 면면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플랜A를 기반으로 한 보수적인 명단을 운영한 바 있다. 그는 19일 파주NFC에서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른 것들을 시도할 예정이다. 경기에서 직접 보여드리겠다. 첫 경기까지 시간이 있다. 일단 현재 생각은 다른 것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이강인이 있다. 이강인은 대표팀에 1년 6개월 만에 복귀했다. 잦은 이적, 팀 내 변화로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던 그는 최근 리그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하는 등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빌드업 중심의 축구를 지향하는 벤투호는 지난 6월 4연전에선 전방에 제대로 볼을 배급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창의적인 패스와,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이강인이 투입된다면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의 소속팀에서 그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관찰해왔다. 선수의 특징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공격 과정에서 좋은 모습 보이면서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판단력도 좋다”고 말했다.
관건은 이강인 활용법이다. 마요르카의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에게 프리롤(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이강인은 5-3-2 포메이션의 투톱 자원으로 나선다. 최전방 공격수인 베다트 무리키보다 쳐진 공격수로 뛰면서 공격형 미드필더, 측면을 오가는 프리롤을 소화한다.
벤투 감독은 20일 훈련에서 곧바로 이강인 활용법 찾기에 집중했다. 마요르카와 마찬가지로 최전방에 손흥민(토트넘)을 세우고 이강인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했다. 이후엔 이강인을 중앙에 세워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해봤다. 이는 이강인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포지션이다. 이강인은 3-5-2, 혹은 4-2-3-1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때 가장 빛났다.
마지막으론 이강인을 측면에 배치했다. 황희찬(울버햄튼)을 가운데 두고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이강인과 손흥민을 배치했다. 이강인의 정확한 크로스 능력이 돋보일 수 있는 포지션이다. 이강인은 공식 훈련을 마친 뒤 벤투 감독과 4분 가량 별도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강인은 어느 자리에서건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2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원하는 포지션은) 따로 생각해본 적 없다”며 “항상 대표팀에 소집할 때마다 감독님이 선수의 포지션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에서 뛰더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최대한 빨리 팀에 잘 적응하고, 선수들과 잘 맞추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