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전세임대 주지마세요”… 꺼리는 집주인들 어쩌나 

“LH전세임대 주지마세요”… 꺼리는 집주인들 어쩌나 

청년·신혼부부 전세임대 실입주율 50%대 뿐
커뮤니티선 부정적 의견 이어져… “일반계약 대비 혜택 없다” 지적

기사승인 2022-09-23 07:46:49
서울시내 한 주택가 모습.   사진=임형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 중인 전세임대주택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도가 시행 중이지만 실입주율이 50%대에 그치면서다. 

‘전세임대’ 제도는 LH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임대료 부담 완화를 위해 시행 중인 주거지원 사업이다. 청년·신혼부부가 원하는 주택을 물색하면 LH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청년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한 장치이지만 시장에선 제도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임대주택 당첨자 및 실입주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LH에서 선정한 청년 및 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자 대비 평균 실입주율은 각각 55.5%, 53.5%에 불과했다.

연도마다 실입주율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 50%대를 기록했다. 청년 전세임대는 △2017년 50.03% △2018년 60.13% △2019년 53.62% △2020년 64.60% △2021년 51.48% 신혼부부 전세임대는 △2017년 56.67% △2018년 59.28% △2019년 68.70% △2020년 42.04% △2021년 54.28% 등을 기록했다. 

실입주율이 반토막에 그친 주된 이유로는 금액 및 평수 제한 영향으로 찾기 어려운 매물과  복잡한 절차, 공공임대주택 중복당첨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LH 관계자는 “매물 찾기가 어렵다거나 복잡한 절차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며 “추가적으로 영구임대나 국민임대 등 다른 공공임대주택에 중복당첨돼서 빠지는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대인이 꺼리는 제도’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실은 “일반 계약보다 좋은 혜택이 없고 오히려 부담만 가중되니 임대인이 전세임대 제도를 기꺼이 선택할 이유는 없다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실제 네이버 최대 부동산 카페 ‘부동산스터디’를 살펴보면 LH 전세임대를 만류하는 임대인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LH전세임대 주는거 어떤가요?’라는 게시물 하단에는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되도록 안하는게 낫다”, “이래저래 신경쓰이는 게 많은 제도” 등 부정적인 의견이 줄을 이었다. 다른 게시물에도 “기관이 중간에 끼어있는 게 집주인에게 불리한 계약으로 작용했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LH전세임대 계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매물 실종’ 부담은 청년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일반 전세계약을 체결해 거주 중인 A씨(28·여)는 “매물을 찾을 때 중개업소를 가면 먼저 나오는 소리가 ‘LH매물은 별로 없다’다”라며 “처음부터 없다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관악구에 거주 중인 B씨(26·남)도 “하고싶기만 하면 뭐하나. 찾는게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다”고 했다. 

이에 임대인 인센티브제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욱 의원은 ”적절한 전세임대 주택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주택 물색 과정을 입주자에만 맡겨놓는 것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일“이라며 ”시장가격에 맞게 전세임대 전세 지원금을 현실화하고 세제 혜택 확대 등 임대인을 유인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임대인의 전세임대 유인을 위해 화재보험 가입(화재경보기 지원 포함), 일정조건하에서 임대인의 중개수수료 및 도배장판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임차인의 주택물색 지원을 위해 민간부동산 플랫폼(집토스, 부동산 114)과 연계한 전세임대뱅크를 운영하고 있다”며 “전세지원금 한도 상향을 위해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 중이며, 향후에도 전세지원금에 시중전세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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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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