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정치경력 10년 향해…이영봉 “불평등 바꿔야” [쿡 청년정치]

20대에 정치경력 10년 향해…이영봉 “불평등 바꿔야” [쿡 청년정치]

“청년 정치와 기성정치 모두 불평등 해소에 중점 둬야”

기사승인 2022-09-23 06:10:05
이영봉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공보비서관.   사진=안소현 기자

20대 10년 차에 접어드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이영봉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공보비서관이다. 여영국 전 당대표 공보비서와 정의당 3·4기 전국위원 등을 역임한 그는 특유의 노련미로 정의당의 든든한 얼굴이 돼 가고 있다.

22일 쿠키뉴스는 순수한 미소를 띠고 있는 이 비서관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어렸을 적부터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한 그는 청년 정치와 기성정치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 문제에 대해 의욕적인 눈빛을 보이며 정치가 사회의 갈등을 푸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비서관과의 일문일답.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다면
▶정의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1995년생, 만 27세 이영봉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의회 시의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지금은 비대위 비서실에서 일하고 있다. 부모님이 노동운동을 하셔서 영향을 받다 보니 사회에 일찍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 고등학생 때는 막연히 성인이 되면 당적 하나 정도는 갖고 싶다고 생각하다 성인이 된 후 부산시당 사무처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었다. 그 후 청년위원장도 하며 지금까지 쭉 정치 활동을 이어 왔다.

-8년간 바라본 정의당의 변화와 비판점에 대한 생각은
▶정의당이 2012년 10월에 창당됐고 1년 반 정도 지난 시점인 2014년에 입당했다. 초기에는 심상정 의원 등 인지도가 있는 정치인들만 알고 정의당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았다. 지금은 누구나 정의당을 알지만 호감도 부분은 안 좋아졌다. 새로운 정당이고 다른 목소리를 내 줄 거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10년 차 기성정당이기도 하고 최근 여러 현안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게 문제인 것 같다.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냉정히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정의당이 민주당과 공조하며 자력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이런 부분이 적긴 했다. 하지만 그런 비판은 정치적 프레임도 있다. ‘차별금지법’ 같은 경우 민주당과 다른 입장의 목소리를 냈는데 2중대라고 표현하면서 정치적으로 과한 공격을 했다고도 본다. 지금은 ‘국민의힘 2중대’라는 비판도 나오지 않나. 이런 부분은 정의당이 한국 정치가 양극화된 상황에서 자리 잡지 못한 결과라고 본다.

-‘노란봉투법’에 대한 당의 계획은
▶사실 노란봉투법은 19대 국회에서도 제기되긴 했었다. 20대 국회에도 발의됐지만 논의가 되지 않다가 이번 21대 국회에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 얘기가 나오며 다시 물 위로 떠오른 것이다. 지금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에 대한 교섭권이 사실상 인정되지 않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동자들의 교섭권도 법적으로 보장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영계나 정부 여당이 비판하는 것처럼 불법을 면책하자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의 파업 범위가 협소한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반대하는 뜻에서 영국이나 프랑스 등 외국 사례를 말하는데 그곳은 정부에서 어떤 사업을 민영화할 경우 해당 정책에 대해서도 파업할 수 있다. 합법이다. 우리는 그게 불법인 상황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 여당이 반대하는 만큼 통과 여부는 확정 지을 수 없지만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다. 최대한 통과시킬 수 있도록 (정의당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현안을 꼽는다면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이다. 기후위기도 이와 관련이 있다. 기후위기의 국제사회적 합의는 ‘탄소 중립’이다. 해당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에너지산업이나 자동차산업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도 생긴다. 그런 불평등에 있어 정의당은 산업 분야가 변화하거나 없어지더라도 다른 직군에서 일할 수 있게끔 이직을 지원한다든지 재취업교육, 실업수당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시장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과거에는 대기업 공장 중심 노동이 우리나라의 제일 큰 산업 형태였는데 지금은 플랫폼노동 등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했다. 이에 종사하는 분들이 현행법상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분들이어서 그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부를 상위 10%가 독점하는 행태 등도 다뤄야 한다. 그렇다고 대기업 등에 법인세를 올려서 그들에게만 책임을 지라고 할 수는 없다. 노사 간 등에서도 사회적 타협을 해야 할 시기고 정의당이 그런 부분에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20대로서 느끼는 청년 정치에 대한 생각은
▶2012년 즈음 당시 통합진보당이나 민주당에서 청년 국회의원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청년 정치에 대한 담론이 떠오른 것 같다. 하지만 청년 정치와 기성정치를 다르게 얘기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성정치인이든 청년정치인이든 여성인권, 환경, 노동, 경제 문제를 얘기할 수 있다. 청년 정치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한국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피해자가 청년이고 이 사람들이 앞으로 사회의 주류가 될 것이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에 정치의 중점을 둬야 하지 특정 정치인이 젊다고 그들을 청년 정치의 표본이라고 판단하거나 청년정치인들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영봉에게 ‘정치’란
▶정치의 가장 본질은 갈등을 다루는 것으로 생각한다. 보통 정치라는 단어를 들으면 권력투쟁을 떠올리는데 권력투쟁은 정치의 방법 중 하나라고 본다. 정당은 영어로 ‘party’인데 ‘part’에서 따온 것이다. 부분을 대표한다는 의미다. 정의당은 주로 노동자, 폭우로 문제가 제기됐던 무주택 세입자들의 문제, 비정규직 노동 문제 등을 대표하려고 하는 정당이다. 지금 한국 정치에서는 검수완박 같은 게 마치 가장 큰 사회적 갈등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다시 정치의 자리를 찾고 갈등을 대변해야 한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갈등을 키워서 정치 이슈로 들어오게 하고 입법의 과정이나 타협 과정을 통해 해결하는 게 정치의 본질적 역할이라고 느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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