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국회’에 정치적 무관심 심각해졌다...“자포자기 심정”

‘정쟁 국회’에 정치적 무관심 심각해졌다...“자포자기 심정”

이상민 “분노 표출돼 양당 내팽개쳐 질수도 있어”
박상병 “추석 민심, 정치권 향해 자포자기 마음생긴 것”

기사승인 2022-09-24 06:06:04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정치권은 이번 정기국회 주요 과제로 ‘민생’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여야 모두 6~7개 정도로 추려 핵심 민생 법안을 냈다. 다만 근 한달 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김건희 여사 의혹 등으로 정쟁 국회라는 비판을 받아오면서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심각해진 상황이다. 

정치권은 올해 3년 만의 거리두기 없는 추석이 진행됨에 따라, 지역구 현장에서 추석 민심을 읽고 왔다. 의원들은 명절밥상 민심에 대해 어려운 경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쟁만 하느라 바쁜 국회에 지쳤다는 것을 핵심으로 꼽았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많이 말씀들을 안 하시려고 한다. 그전에는 분노라도 표출하고 그러셨는데, 이제는 워낙 민생이 어려워진 데다가 오랫동안 코로나19, 또 고물가 등 고통이 심했다”고 했다. 

그는 “민생 등을 해결해 줘야 할 정치권에서는 끝없는 소모적 싸움, 물어뜯기 싸움이 계속 벌어지고 있고 그런 거에 절망감도 느끼고 있다”며 “분노가 극도로 표출되서 양당이 국민들로부터 내팽개쳐 질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한 중진의원은 지난 13일 본지에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보니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어보였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김건희 여사 의혹 등이 쏟아진 것 때문인 듯 하다. 예전에는 화라도 냈는데 지금은 말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제일 좋아한다”며 “정치적 무관심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다. 

이번 추석 연휴동안 여야 모두 정치 상황은 불안정했다. 검찰의 이재명 대표 수사에 맞서 야당도 윤 정부의 정치탄압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허위경력 기재 의혹 등을 규명할 특별검사 임명법안 일명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발의했다. 여당은 ‘이재명 방탄 특검’으로 규정하고 총공세를 퍼부었고 양측의 대치전선은 날로 격화했다. 

하지만 이번 추석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에 경제 위기를 겪고 있으며, 물가 상승 등으로 수출 수입 등의 여건도 날로 악화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의 급등에 소비 심리는 얼어붙은 상황이다. 

전문가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국민들이 정치권을 향한 분노를 넘어 정쟁에 불붙은 모습을 두고 ‘포기선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3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추석연휴에서 핵심은 ‘경제’였다. 국민들이 심각하게 경제 위기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게 정치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여야에 기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이 민생과 관련해 주도적으로 방향을 이끌고 가야하는데, 민생 법안을 두고도 싸우고 있다”며 “국민들이 현 정부와 여야에 실망을 하고 충격을 받다보니 자포자기 하는 마음이 되버린 것”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