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러 팀에서 뛰면서 어려운 순간들이 늘 있었다. 그런 순간들도 발전을 위해 쓰려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2대 2로 마쳤다. 황희찬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시작하던 한국은 제르손 베넷에게 멀티골을 허용해 역전을 허용했지만, 손흥민의 프리킥 득점으로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재빠른 움직임을 이어간 황희찬은 전반 28분에 선제골을 올렸다. 윤종규(FC서울)가 상대 진영 우측면에서 중앙에 있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황희찬은 왼발로 낮게 깔아 골망을 갈랐다.
황희찬은 “골은 어떤 선수에게나, 어느 순간에나 기쁜 일이다. 나 역시 오늘 골이 기쁘다”라면서 “다만 팀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경기 소감을 보냈다.
올 시즌 황희찬은 소속팀 울버햄튼에서 교체 멤버로 활용하고 있다. 리그에서 6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평균 출전시간도 30분 내외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짧기는 해도 아예 못 뛰는 건 아니다. 또 훈련을 통해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동안 여러 팀에서 뛰면서 어려운 순간들이 늘 있었다. 그런 순간들도 발전을 위해 쓰려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힘든 시간 뒤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다. 지금도 그런 순간이다. (출전 시간이 짧아도) 소속 팀과 대표팀 모두에서 더 노력하고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나는 좀 더 완벽한 선수가 되고 싶다. 공격과 수비 모두 더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이날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과감한 돌파와 슈팅으로 코스타리카 수비벽을 허물었다.
평소 대표팀에서 황희찬은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손흥민에게 넘기고 오른쪽 측면에서 많이 뛰었다. 하지만 이날은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하고 황희찬이 왼쪽에서 뛰었다. 덕분에 황희찬은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펄펄 날았다.
황희찬은 이를 두고 “사실 어렸을 때는 왼쪽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어느 쪽이든 괜찮다”면서 웃은 뒤 “자리에 상관없이 많이 돌파하고 흔들어주면서 팀 동료들이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손)흥민이형과 자리를 많이 바꿔가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다음 경기인 카메룬전(27일)에 대해 “카메룬은 빠르고 강하다. 압박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팀원들과 좀 더 이야기해봐야 한다. 결정력도 신경 써야 한다”라며 “우리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고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