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은 24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귀국 즉시 총체적 외교 무능과 외교 참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외교라인을 경질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영국 도착 첫날 ‘조문 외교’를 하겠다더니 교통 통제를 핑계로 조문을 취소했다”며 “뉴욕으로 자리를 옮긴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11분간 알맹이 없는 ‘자유’의 구호만 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끈질긴 구애 끝에 얻어낸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30분 간담, 회담 불발로 대체된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환담은 ‘구걸 외교’, ‘굴욕 외교’ 논란을 낳았다”고 덧붙였다.
안 부대변인은 “특히 48초 환담 이후 내뱉은 충격적인 비속어는 ‘욕설 외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대통령실은 사과를 거부하고, 변명과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며 국민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부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광우병 사태’를 언급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향해 “당권 욕심에 눈이 멀어 혹세무민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민심은 보지 않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쓴 사실이 명백한데 무엇이 선동이고 속임수라는 것인지 묻는다”며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실언을 감싸는 김기현 의원이나 아직도 사건을 덮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국민의 판단은 내려졌다. 전 세계의 평가도 끝났다”며 “하루라도 빨리 실언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위기 탈출의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귀국일인 이날 SNS에 잇달아 글을 올리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조수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과거 형수에게 욕설한 내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것이 진짜 욕설”이라고 밝혔다.
앞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는 “방송으로서의 MBC 문제는 제쳐놓더라도 이재명 대표가 언급할 자격이 있나요?”라고 적었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 23일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과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조작된 광우병 사태를 다시 획책하려는 무리들이 스멀스멀 나타나 꿈틀거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무책임한 선동과 속임수로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던 추억이 그리워지는 모양입니다만 두 번 다시 속지 않는다”고 적었다.
전 원내대표인 권성동 의원도 페이스북에 “2008년 광우병 조작 선동의 시발점이었던 MBC는 이번에도 여러가지로 들릴 수 있는 말 한마디를 최악의 워딩으로 주석을 달아 국민에게 인지적 유도를 꾀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이 MBC를 거론한 것은 MBC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 영상을 가장 먼저 보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이어 “국적보다 당적이 우선인 민주당은 국가의 외교마저 폄훼해 반사이익을 얻어내려 했다”며 “민주당과 좌파언론이 만든 조작과 선동의 티키타카가 바로 사건의 본질로, 해프닝을 애써 외교참사로 비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을 낳았다.
그러나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해명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지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