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건·사고에 대처하는 소속사의 하루

연예인 사건·사고에 대처하는 소속사의 하루

기사승인 2022-10-09 06:00:14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연예인의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바쁜 곳이 있다. 바로 그들이 몸담은 연예기획사다. 이들은 연예인을 대신해 언론을 상대하며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애쓴다. 어느 연예인 이름이 세간에 오르내릴 때, 소속사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들여다봤다. 

시작은 팩트 체크부터

소속사 규모와 내부 사정, 연예인이 연루된 사건 경중에 따라 대응은 천차만별이다. 시작은 비슷하다. 사건 당사자인 연예인에게 사실을 확인하는 게 먼저다. 연예인에게 위험한 요소가 있는지 알아야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키뉴스가 접촉한 연예기획사 관계자 모두 “상황 파악이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음주운전 사건이면 사건 당시 상황과 경찰 조사 여부 등부터 확인하는 식이다. 송사에 휘말리면 사건 관련 서류를 최대한 수집해 귀책 사유 등을 자세히 따진다. 연예 관계자 A씨는 “회사 입장에서 사전에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얼마 없다. 상황을 인지한 뒤 리스크에 대해 검토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건이 기사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 상황은 더욱 긴박해진다. 소속사는 기사를 보고 발 빠르게 공식 입장을 준비한다. 매체가 보도 전에 미리 알려주면, 입장문을 여러 버전으로 준비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어진다. 소속사는 사실 확인 후 어느 선까지 공개할지, 먼저 나온 기사에 오해 소지가 있는지, 반박할 내용은 없는지 살핀다. 연예인의 잘못이 확실하거나 사회 통념 상 문제가 되면 소속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다른 관계자 B씨는 “회사마다 방침이 다르지만 심각한 사안이면 계약 종료 시점 등을 살펴 전속계약 해지까지도 고려한다”면서 “사안에 따라 대처 방법이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C씨는 회사마다 성향이 다른 것을 전제하며 “퇴출보다 아티스트 보호가 우선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자숙, 아니면 현 상황을 수습하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상황을 해결하는 것과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걸 최우선에 둔다”고 입을 모았다.

공식입장도, 법적 대응도… 연예인 의사가 최우선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는 소속 연예인이 등장하는 루머나 악플로 문제가 될 때를 대비해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증거를 확보한다. 언제든 신고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연예인 당사자의 의사다. B씨는 “소속 연예인의 평판이나 앞으로의 활동에 치명적인 상황이 된다면 먼저 당사자에게 고소 의사를 묻는다. 고소 의사를 확인하면 법무법인과 접촉,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을 시작한다”면서 “다만 당사자가 이를 원치 않는다면 회사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회사는 고소 당사자의 대리인일 뿐이다”고 말했다.

소속사는 공식 입장을 쓸 때도 당사자인 연예인의 확인을 거친다. 연예인이 원하는 방향을 확인하고, 내부 관계자들이 협의해 입장문을 완성한다.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일인 만큼 신중을 기한다. 대중의 반응이 어떨지, 상황을 잘 수습할 수 있을지를 고려하며 최적의 대응을 준비한다. C씨는 “모든 대처 과정의 근간에는 연예인이 있다. 신중해야 할 일이면 회사도 의견을 더 내지만, 보통 연예인이 원하는 방향을 바탕으로 사태 수습에 가장 좋은 방안을 찾아간다”고 덧붙였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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