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캐쳐, ‘전지적 북극곰 시점’으로 불리는 이유 [쿠키인터뷰]

드림캐쳐, ‘전지적 북극곰 시점’으로 불리는 이유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10-12 13:37:04
신곡 ‘비전’(VISION)으로 돌아온 그룹 드림캐쳐. 드림캐쳐컴퍼니

‘전지적 북극곰 시점.’ 그룹 드림캐쳐가 11일 공개한 신곡 ‘비전’(VISION)에 팬들이 붙인 애칭이다. K팝과 북극곰, 접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두 단어가 한 데 묶인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드림캐쳐는 지난 4월 발매한 노래 ‘메종’(MASION)에서 ‘우리의 터전을 지키자’(Save my home)며 기후 위기에 경종을 울렸다. 환경 보호를 역설하는 메시지는 ‘비전’에서도 계속된다. 신곡에서 드림캐쳐는 “사막보다 메마른 이곳”에 “깃발을 세우고 맞서 싸워”라며 변화를 촉구한다.

“‘메종’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곡이에요. 그 연장선에 있는 ‘비전’에는 이제 갈등을 멈추고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자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신곡 발매를 앞두고 지난 6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드림캐쳐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미리 본 안무 연습 영상에서 멤버들은 손가락 브이(V)를 연신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국제 수어로 평화를 상징하는 동작이자 승리(Victory)를 나타내는 손짓이기도 하다. 멤버 다미는 “우리가 앞장 설 테니 함께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후 위기를 다룬 두 번째 노래지만, 사회적인 메시지를 음악과 퍼포먼스에 녹여내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시연은 “무대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쏭달쏭했다. 강인한 표정을 짓자니 어색하고 웃을 수도 없고…. 그냥 열심히 노래하는 얼굴이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다. 지유는 ‘비전’ 녹음을 앞두고 영화 ‘아바타’(감독 제임스 카메론)를 다시 봤다. “인간의 욕심으로 살아가는 터전이 파괴되는 데서 시작한 이야기”라는 점이 ‘비전’과 비슷하게 느껴져서다. 유현은 그룹 에프엑스의 ‘레드 라잇’(Red Light)을 들으며 신곡을 연구했다고 한다. 2014년 나온 ‘레드 라잇’은 같은 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비판한 곡으로 유명하다.

드림캐쳐는 ‘비전’ 뮤직비디오에서 환경 오염으로 폐허가 된 지구를 조명한다. ‘비전’ 뮤직비디오 캡처

평화를 향한 염원과 승리를 갈구하는 굳센 의지는 드림캐쳐가 데뷔 때부터 꾸준히 선보인 메탈 사운드를 타고 흐른다. 드림캐쳐는 강렬한 록 음악에 어둡게 칠한 테크노사운드를 접목시켰다. 작·편곡에 참여한 일렉트로닉 밴드 글렌체크 멤버 김준원의 솜씨다. ‘비전’은 애초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곡이지만, 드림캐쳐는 한국 팬들에게 이 곡을 먼저 선보였다. 후렴구를 부른 래퍼 다미는 “재밌게 들을 수 있도록 랩 톤에 특히 신경 썼다. 막중한 책임을 갖고 녹음했다”며 웃었다. 

드림캐쳐는 오는 29·30일 서울 화곡동 KBS아레나를 시작으로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영국, 프랑스를 돌며 공연을 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여는 유럽 투어다. 이들은 앞서 미국 8개 도시와 멕시코에서 공연하며 예열을 마쳤다. 수아는 “온라인 공연은 관객이 없어 아쉬웠다. 오랜만에 팬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뭘 해도 재밌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록을 주특기로 부르는 만큼 드림캐쳐 공연에선 관객끼리 몸을 부딪치는 슬램도 자주 벌어진다고 한다. 유현은 “함께 뛰면서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많으니 관객 분들은 반드시 땀을 닦을 수건을 가져오셔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코로나19 때문에 팬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다 보니 우리를 향한 팬들의 사랑이 식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어요. 온라인 공연이나 영상 통화 팬사인회 등 비대면으로나마 팬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다잡았죠. 팬들이 보내주신 편지도 큰 힘이 됐어요. 그러면서 ‘팬들이 떠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팬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로 바뀌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내면서 팬들의 사랑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지유)

“‘메종’ ‘비전’에 이어 환경 3부작을 완결할 마지막 음반을 낼 계획이에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막을 내릴지는 저희도 아직 몰라요. 열린 결말로 끝을 맺으면 어떨까요. 기후위기는 현재진행형인 문제고, 그래서 늘 신경 써야 하니까요. 해피엔딩이 최선이 아닐지도 몰라요.” (다미)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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