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10시 4분 현재 카카오가 전거래일 대비 3800원(7.39%) 내린 4만7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카카오페이(-7.62%), 카카오뱅크(-7.14%), 카카오게임즈(-5.23%) 등 카카오 계열사주도 일제히 폭락 중이다.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의 서비스가 먹통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요 서비스는 복구를 마쳤으나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비상 대응이 적절했는지 전방위 점검에 나선다. 이는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이 전산 처리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장시간 먹통으로 인증 서비스 등에 문제가 생겨 자칫하면 대형 금융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증권가는 이번 피해 규모만 22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자 보상 등 절차가 남았음을 고려한다면 4분기 실적이 추가로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7일 KB증권은 “카카오 공동체의 주요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광고, 이커머스, 콘텐츠 등 카카오가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에서 총체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카카오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을 일할 계산해 단순 피해 규모를 추산하면 약 22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게 KB증권의 추정이다.
피해 보상에 따라 카카오가 볼 손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톡채널과 카카오페이 등에 연결된 사업자의 판매액 보상까지 이어진다면 그 범위를 산정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피해 보상범위를 유료 사용자로 가정한다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약 120억원 수준으로 추정해 기존 4분기 추정치의 7% 하향 요인이 된다"고 짚었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주가 역시 단기 급락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로 카카오를 둘러싼 단기 센티먼트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카카오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상장한 자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사건 등으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초유의 서비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만큼 4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서비스 중단의 매출 영향은 크게 매출 미발생과 사용자 보상으로 나타날 전망”이라며 “4분기 매출이 최대 1~2%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용자 이탈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 연구원은 “주말 동안 메시지 송수신 불가로 텔레그램과 토스, 우티(UT) 등 카카오의 대체 서비스로의 일시적인 이용자 이탈이 나타났다”면서도 “카카오 서비스들의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서비스 정상화 시 이용자의 구조적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도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단기간에 카카오를 대체할 서비스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복구가 잘 마무리될 경우 다시 한번 리바운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