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평택 제빵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진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SPC그룹은 17일 “저희 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오전 6시20분쯤 경기 평택시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A씨가 소스 배합기 기계에 몸이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는 A씨 외 다른 직원이 1명 더 있었으나, 이 직원이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배합기에 몸이 낀 채 발견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A씨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공장 직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SPC 계열 SPL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올해 1월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노동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사업장 측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노동계는 철저한 조사와 SPC의 노동환경 개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SPL 평택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원인 조사와 경영책임자 엄정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파리바게뜨공동행동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는 “사고를 예방할 교육도, 사고를 예방할 조치도 없이 위험한 공정에서 홀로 피해자를 작업하게 한 것이 결국 안타까운 사고를 유발했다”며 “결국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SPC그룹은 이제라도 그룹사들의 노동환경, 노동안전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SPC그룹은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전했다. SPC그룹은 “유가족 분들의 눈물을 닦아 드리고, 슬픔을 딛고 일어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투자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영인 SPC회장은 16일 저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