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마저 먹통” 악재 겹친 카카오, 개미들 불안감 증폭

“서비스 마저 먹통” 악재 겹친 카카오, 개미들 불안감 증폭

기사승인 2022-10-17 16:37:55
“이러다 2만원까지 떨어지는거 아니냐. 카카오톡 오류가 길어지면서 주가가 폭락할까 불안해 한 숨도 못잤다”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카카오그룹주가 장중 8~9%대 하락하면서 카카오 투자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낙폭을 줄여 4~5%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비스 전반이 먹통 되면서 카카오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5.93% 하락한 4만835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는 장중 한 때 9.53% 하락한 4만6500원까지 폭락했다.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저점 기준으로 2조1821억원이 증발하며 21조6203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3위였던 카카오는 장중 한때 11위 자리를 포스코홀딩스에 빼앗겼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역시 각각 5.14%, 4.16% 하락한 1만6600원, 3만46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장중 최고 8.86% 하락, 카카오페이는 10.11%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는 모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 주가는 올해 들어 50% 이상 하락했고, 카카오페이는 80%, 카카오뱅크는 70% 정도 급락했다.

카카오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지난 15일 발생한 경기 판교 C&C 데이터센터 지하 전기실 화재로 서비스가 이틀간 중단됐기 때문이다. 카카오톡과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대부분 서비스가 중단됐다.

화재가 진압됨에 따라 16일 새벽부터 카카오톡 수·발신 기능은 재개됐으나 카카오T와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톡 로그인을 사용하는 서비스들은 현재까지도 장애를 복구 중인 상태다.

이는 카카오 관계사 데이터는 5개 데이터센터에서 분산돼 처리되지만, 카카오 로그인 기능을 SK C&C 판교 센터에서 처리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사태 원인조사와 재발 방지, 피해보상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피해규모만 220억…4분기 실적 악화 예상

증권가에서는 서비스 중단 사태가 카카오의 4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의 전체 하루 매출인 약 150억 원 이상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카카오톡 유저 이탈, 택시·대리운전·선물하기 등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으나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며 “4분기 매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카카오 목표주가를 10만 6000원에서 6만 5000원으로 내렸고,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했다.

증권가는 이번 피해 규모만 22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카카오 공동체의 주요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광고, 이커머스, 콘텐츠 등 카카오가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에서 총체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피해 보상에 따라 카카오가 볼 손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톡 채널과 카카오페이 등에 연결된 사업자의 판매액 보상까지 이어진다면 그 범위를 산정하기는 아직 어렵다”면서 “피해 보상범위를 유료 사용자로 가정한다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약 120억원 수준으로 추정해 기존 4분기 추정치의 7% 하향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뱅크⋅페이 등 카카오 계열사도 단기 급락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카카오와 계열사들의 주가 역시 단기 급락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로 카카오를 둘러싼 단기 센티먼트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카카오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상장한 자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사건 등으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단기적으로 카카오 그룹 주가는 큰 폭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동환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12개월 예상 PSR 기준 2.8배로 지난 10년간 밴드 하단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PER 기준으로는 39.4배로 지난 10년 P/E 밴드 하단이 30배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 악화 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다”면서 “대외 시장환경 악화와 이익 성장 역시 둔화하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 주가에는 부정적 이벤트다. 그러나 서비스 완전 복구 이후 유저 트래픽 추이가 중요하다”면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투자 센티먼트 악화에 따른 일시적인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인·텔레그램으로 이탈…“가능성 적어”

카카오톡 장애로 라인·텔레그램 등 메시지 앱의 사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 + 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라인, 텔레그램, 페이스북 메신저 등 메시지 앱의 사용자 수가 급증했다.

라인으로 지난 14일 43만 명에서 16일 128만 명으로 사용자가 85만 명 증가했다. 두번째는 텔레그램으로 이 기간 106만 명에서 128만 명으로 22만 명 증가했다. 페이스북 메신저 또한 122만 명에서 16일 141만 명으로 사용자가 19만 명 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용자 이탈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오동환 연구원은 “주말 동안 메시지 송수신 불가로 텔레그램과 토스, 우티(UT) 등 카카오의 대체 서비스로의 일시적인 이용자 이탈이 나타났다”면서도 “카카오 서비스들의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서비스 정상화 시 이용자의 구조적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민 연구원도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단기간에 카카오를 대체할 서비스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복구가 잘 마무리될 경우 다시 한번 리바운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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