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리 “후회 없이 노력했다, 그래서 즐겁다” [쿠키인터뷰]

조유리 “후회 없이 노력했다, 그래서 즐겁다”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10-26 06:00:02
신곡 ‘러버블’(Loveable) 뮤직비디오 속 가수 조유리. 해당 뮤직비디오 캡처

수호천사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가수 조유리는 24일 낸 신곡 ‘러버블’(Loveable) 뮤직비디오에서 마을 주민을 지키는 우렁각시가 된다. 그는 풍선 맞추기 게임에서 연이어 실패하는 소년을 위해 총대를 멘다. 남몰래 비눗방울을 불며 스트레스 푸는 청년을 위로하고자 분수에 비누 거품을 풀기도 한다. 신곡 발매를 앞두고 지난 21일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조유리는 “어린이, 청년, 할머니 등 다양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라고 신곡 뮤직비디오를 소개했다.

‘러버블’은 조유리가 올해 진행하는 무곡집(악보집) 시리즈 두 번째 신곡이다. 앞서 발매한 시리즈 첫 음반 ‘오프스 22 와이-왈츠 : 인 메이저’(Op.22 Y-Waltz : in Major)는 장조처럼 밝고 쨍한 음악으로 채웠다. ‘러버블’이 실린 새 싱글은 단조(마이너)라고 표현했다. 분위기가 음울하거나 어두워서는 아니다. 조유리는 “음악에 담은 메시지가 중요하고 키워드가 무거워 싱글에 ‘마이너’(단조)라는 제목을 붙였다”며 “음악 자체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지리스닝 계열”이라고 말했다.

조유리. 웨이크원

타이틀곡 ‘러버블’은 원래 이번 싱글에 실리지 못할 뻔했지만 조유리가 ‘꼭 수록하고 싶다’고 강력 주장해 빛을 볼 수 있었다. ‘너는 사랑받아 마땅하다’(You are so lovable)는 가사가 리드미컬한 기타 소리와 달콤한 멜로디를 타고 기분 좋게 흐르는 노래다. 조유리는 2절에 나오는 “어설픈 게 뭐 어때” “어려워도 괜찮아”라는 가사를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완벽이라는 기준에 빠듯하게 맞춰 살아온 내게도 위로를 주는 말”이라서다. 이밖에도 싱글에는 웅장한 분위기가 특징인 ‘블랭크’(Blank), 지난 음반 수록곡 ‘라운드 앤 어라운드’(Round and Around)와 이어지는 ‘페이보릿 파트’(Favorite Part)가 담겼다.

“지난 음반 주제가 타인과의 사랑이었어요. 그런데 어떤 사랑이든 그 끝은 결국 나 자신을 향해야겠더라고요. 저도 ‘너의 결점마저 사랑스럽다’는 말을 친구들과 팬들에게서 자주 들었고, 그때마다 위로를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러버블’을 꼭 발표하고 싶었어요. 발매 전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들려줬어요. 이렇게까지 호불호가 갈리지 않은 곡은 처음이에요. 아이즈원에서 함께 활동했던 (강)해원 언니는 노래를 듣기도 전에 ‘좋을 것 같으니 응원하겠다’고 했어요. 하하.”

부족함마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사랑하기가 어디 말처럼 쉬울까. 남달리 숨 가쁘고 치열한 시간을 보내온 조유리에겐 특히 더 그랬다. 그는 유년 시절 7년 가까이 클래식 피아노를 공부했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진로를 바꿨다.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 뒤에는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와 ‘프로듀스48’에 출연해 자신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투표수가 앞날을 좌우하고 순위로 위치가 결정되는 시간 속에서 조유리는 성적이 아닌 성취에 무게 두는 법을 배웠다. 등수나 데뷔에 앞날을 거는 대신 “‘이 애드리브는 반드시 성공시키자’ ‘메인보컬을 따내자’는 목표”를 향해 달렸다.

Mnet ‘프로듀스48’ 출연 당시 조유리. Mnet 유튜브 채널 캡처

지난 달 종영한 웹드라마 ‘미미쿠스’를 촬영할 당시에도 그랬다. 높은 조회수를 바라기보단 “사투리 쓰지 않기를 목표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일까. 조유리는 “‘두 번은 못 찍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열심히 연기하려고 했다. 그 목표를 이룬 것 같다”며 웃었다. 4년 전 ‘프로듀스48’에서 “뭐든 목숨 걸겠다.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결의를 다지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조유리는 “당시 다짐을 잘 지켜온 것 같다”며 “후회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돌아봤다.

남들이 설정한 결승점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결실을 위해 조유리는 도전을 거듭한다. 22세, 앳된 티가 채 가시지 않은 소녀는 다부지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제가 노래하고 춤추는 이유는 온전히 저 자신을 위해서예요. 무대에 있는 순간이 즐겁고 좋으니까요. 그래서 전 도전이 두렵지 않아요. 어려운 일을 만나도 포기하고 좌절하기보다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고요. 즐거워요, 제가 하는 모든 도전이.”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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