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사 당일 밤 10시, 이태원 7.2만명 몰렸다...지난해 2.5배

[단독] 참사 당일 밤 10시, 이태원 7.2만명 몰렸다...지난해 2.5배

생활인구 데이터상 9·10시 전후 최대 밀집 경향
예년과 비슷한 수준 정부 측 주장, 사실과 달라
김두관 “대규모 운집 예상 가능했어...진상규명 위해 국정조사·특검 가야”

기사승인 2022-11-02 23:09:28
이태원 참사 발생 닷새째인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이태원 일대에 몰린 인파는 최근 6년 핼러윈 축제 기간 중 역대 최다였던 걸로 확인됐다. 참사 발생 거의 직전인 밤 10시에 집계된 생활인구 집계 데이터는 7만2435명에 달해 밀집도가 최고였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파가 몰렸다는 정부 측 관계자의 말과 다르게 서울 생활인구 데이터는 과거보다도 더 많은 인원이 운집한 사실을 객관적 지표로 보였다.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서울 이태원지역 생활인구데이터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저녁 10시 기준 생활 인구수는 7만243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밀집도를 보였던 2017년 같은 시간 기준 7만1601명보다도 840여 명 더 많았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는 2.5배 이상 더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이다.

특히 참사가 발생하기 거의 직전인 저녁 10시엔 밀집도가 정점을 찍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밤 10시 영업시간 제한이 있던 2021년을 제외하면 일관되게 핼러윈 축제 밤 9시·10시 전후가 가장 붐볐다.

자료=서울 이태원1동 생활인구 데이터

대규모 인파 운집에 대한 예고와 객관적인 데이터 등이 있었음에도 예년과 비슷한 인파가 몰리고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 본 정부의 시각은 판단 착오로 보인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참사 발생 후 언론 브리핑에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다”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이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 크게 논란이 되자 지난 1일 국회 행안위에 출석해 사과했지만, 국민적 분노는 여전한 상황이다.

또 경찰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전날 경찰 112 신고센터에 사고 발생 4시간여 전부터 “인파가 몰려 압사 우려가 있다” “대처해달라”는 내용의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경찰이 시민의 신고에도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2일 쿠키뉴스에 “핼러윈 이전에 벌써 각종 언론 보도에서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예고했고 과거 객관적 데이터와 경험에 비춰봤을 때도 대규모 운집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던 걸로 보인다”며 “책임만을 회피하려는 정부의 모습에 국민은 다시 한 번 더 좌절하고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따져 묻고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생활인구데이터는 서울시와 KT가 공공빅데이터와 통신데이터를 이용해 추계하여 서울의 특정지역, 특정 시점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집계한 수치다.

쿠키뉴스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슬퍼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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