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가맹점주 협의회가 PB파트너즈와 파리바게뜨 노조 측에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더라도 인정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3일 PB파트너즈와 파리바게뜨 노동조합 측에 ‘불매운동에 따른 제조, 카페기사 고통분담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협의회는 공문에서 “SPL직원의 사건과 맞물리면서 모든 언론과 단체가 SPC그룹 제품에 대한 국민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양상으로 진행됐고 대표적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에 대한 불매운동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협의회는 “점주들 사이 당분간 휴점을 하자는 여론도 높았으나 그래도 찾아주시는 고객분들을 위해 점포문은 열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개점을 계속하고 있다”며 “시민불매운동의 파고가 낮아지고 가맹점 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각 점포의 제빵, 카페 생산량에 비례해 기사들의 근무시간을 점주와 기사가 협의 조정할 수 있도록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노조 측에 요청했다.
특히 협회는 해당 공문에 “노동법이나 노사협정의 내용을 떠나서 인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혀, 직원 노동시간 단축을 회사 측이 아닌 노조 측과 협의하려는 이유를 두고 의구심을 낳고 있다.
SPC그룹 계열사인 PB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채용과 양성 등을 담당하는 업체로 2018년 사회적 합의에 의해 설립됐다.
파리바게뜨를 보유한 SPC그룹이 지분 51%,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가 49%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측은 무슨 용도의 공문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노조 관계자는 “도급 계약은 가맹기사가 아니라 PB파트너스와 이뤄져 있는데 사측이 아닌 노조 측에 공문을 보낸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고통분담 호소할 거면 회사와 우선 협상하고 이후 노동자에게 양해 구하는 게 맞는 순서일 텐데, 대뜸 노동자들에게 공문 보낸 것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SPC 측도 “가맹점주협의회가 회사 허락을 구하고 행동하는 건 아닌 만큼 우리도 의중은 잘 모른다”며 “평택 사망사고로 불매운동 커지고 생산량이 줄다보니까 그분들도 답답한 마음에 그런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측은 “제빵기사와 같은 근로자는 가맹점주와 1대1로 계약된 것이 아니라 PB파트너즈라는 파견업체와 계약된 것이기 때문에, 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면 PB파트너즈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가맹점주 측에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근로시간 조절은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월15일 SPC그룹의 SPL이 운영하는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데 이어 10월23일엔 샤니 성남 공장에서 손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계속되는 사고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파리바게뜨 등 SPC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