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해진 서울 부동산, 4개월 새 아파트 시총 12조↓…미분양↑

냉랭해진 서울 부동산, 4개월 새 아파트 시총 12조↓…미분양↑

기사승인 2022-11-21 10:54:36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쿠키뉴스DB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인해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불패’로 불리던 서울 주택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4개월 만에 약 12조원 이상 감소했고, 미분양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내년 상반기에도 예정된 분양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미분양 물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약 1330조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값이 정점을 찍은 지난 6월 당시 시가총액 1342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12조8000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의 여파로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실거래가가 공시가격 아래로 떨어진 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과세 등을 위해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감정 평가를 거쳐 정하는 평가 가격이다. 

지난 12일 거래된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14층)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10월 최고가 27억원보다 7억2000만원 하락한 19억8000만원이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1층)도 지난 8일 17억7000만원에 거래돼 2차례 연속 거래가가 하락했다. 

대세하락에 따른 아파트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가격 괴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17건, 서울은 192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주택 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06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분기별 평균 거래량(약 1만8000건)과 견줘 보면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내 미분양 아파트도 증가세다.  9월 말 기준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전월 대비 17.9%(109호) 증가한 719호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중공 후 미분양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서울 내 준공 후 미분양은 전체 187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188건 대비 1건 감소하는 데 그쳤다. 준공 후 미분양은 말 그대로 공사가 완료됐음에도 팔리지 못한 물량이다. 한달 사이 1건만 계약이 이뤄졌다는 것은 그만큼 주택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택시장의 침체로 건설사들이 ‘중도금 무이자’ 같은 금융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은평구 신사동 일대에 '은평자이 더 스타'를 분양하면서 중도금 대출이자 지급 방식을 후불제에서 무이자로 전환하고, 유상 옵션 가전들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건설사들이 이러한 혜택을 진행하는 것은 초기 계약률이 저조하면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가 공사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지 않으려면 초기 계약률이 보통 50~60%는 돼야 한다고 판단한다. 계약률이 저조하면 금융권 대출에 차질을 겪을 수 있어서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내년 상반기 수도권에만 6만가구 이상의 분양 물량이 예정돼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업체 아실 등에 따르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내년 상반기 공급 예정 물량은 총 6만1492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물량(3만8839가구) 대비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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