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닥사)의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결정에 반발했다.
그는 25일 열린 긴급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번 사태는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며 “우리가 어떤 기준을 맞추지 못했는지 설명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말을 이어가던 도중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는 24일 닥사로부터 일제히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 받았다. 위믹스가 상장된 거래소는 빗썸, 코인원, 업비트, 코빗 등 4곳이다.
닥사가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한 이유는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이다.
닥사는 지난달 27일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당초 2주일간 소명 자료를 검토해 최종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10일과 17일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1주일씩 연장한 끝에 최종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위메이드는 거래소 별로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며 대응에 나섰다.
장 대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게 사과드린다”며 “국내 많은 투자자들이 위믹스를 지지하고 거래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상장 거래소 중 한 곳인 업비트를 지목하면서 “우리가 유통 계획을 제출한 곳이 업비트 한 곳이다.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에 대한 근거 3가지를 조목조목 읊었다.
장 대표는 위믹스가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을 당시, 업비트에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드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기준도 없고 가이드도 없는데 계약을 종료한다는 게 매우 비합리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위믹스가 요청 기준을 못 맞췄다면 달게 이런 처분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가 어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는지 설명도 해주지 않으면서 이렇게 통보한 건 갑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정과 결과의 불투명성도 문제라고 짚었다. 장 대표는 “여러 차례 닥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나 거래 지원 종료라는 업비트의 공지를 보고 처음 상장폐지 소식을 접했다”며 “사유는 듣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고 무엇이 부족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사회적으로 중차대한 문제이지 않나. 직접적으로 연관된 선의의 투자자가 있는데 이토록 불성실하게 공시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업비트는 공시 당일까지도 사소한 자료에 대한 소명만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믹스에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고도 주장했다. “유통 거래 계획이 없는 코인이 부지기수다. 위믹스에게 적용되는 기준이 왜 다른 코인들에는 적용되지 않나”라고 반문한 장 대표는 “업비트는 사회적인 재산을 다루는 회사다. 그런 회사가 갑질 하고 불공정한 행위를 하다니, 사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어제 저녁에 충격적인 사진을 받았다. 업비트 경영진 중 한 분이 인스타그램에다가 먼저 유출된 상장폐지 기사를 올려 자랑을 하고 있더라. 이 일이 인스타그램에 올려 자랑을 할 일인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회사도 많고 엄청나게 많은 투자자들이 있다. 아무리 우리가 잘못해서 그런 처분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한다. 결과를 공표하는 것도 공정해야 한다. 그들 갑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불공정을 두고 보지 않겠다. 법적으로 최선을 다해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으로도 업비트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위믹스를 상자폐지 시켰나’, ‘다른 코인은 왜 그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가’. 업비트는 코인 거래소라는 사회적 기관을 운영하는 회사로서 그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을 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증거를 모두 제출한 뒤에는 닥사, 업비트와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는지 적절한 시점에 공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아래는 장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피카 프로젝트 역시 작년에 유통량 문제로 상장폐지가 됐다. 위메이드가 가처분 신청을 해도 법원이 기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피카 프로젝트는 유통량의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우리는 유통량과 관련한 문제를 완전히 해소했다. 당장은 거래를 지속되게 하는 게 투자자들 위해 중요하다. 가처분에 집중을 하되,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지는 시간을 갖고 고민을 하고 있다.
상장폐지 당일 오후 5시 즈음 닥사가 사소한 자료를 요청했다고 했는데, 어떤 종류의 것이었나?
재판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한 이후 적절한 시점에 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그걸 확인하면 내가 왜 기자 간담회에서 그런 식의 이야기를 했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이 사소하다기보다는 반복되는 데이터의 재정렬과 관련된 것이었다. 유통량 계획 등을 앞서 제출했지만 본인들의 포맷에 맞춰 제출하라는 식의 요청이었다.
위믹스 생태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상화폐를 새로 발행할 계획은 있나?
전혀 없다. 위메이드는 위믹스와 같이 갈 것이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한국 회사고 한국 상장사라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업과 운영은 글로벌로 축이 옮겨진 지 오래됐다. 거래가 여부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상장폐지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을 했다. 이런 확신이 부작용이 되진 않았을까?
내가 가진 정보들로 최선의 판단을 했다. 닥사와 우리 회사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큰 문제들은 정리가 됐다. 작은 문제들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진행된다고 생각했다. 별다른 요청도 없었다. 그래서 다 해소됐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봤다. 내가 그렇게(상장 폐지 가능성이 없다) 말한 게 화가 나서 업비트가 본때를 보여주려 했다는 주장이 있다는 걸 들었다. 화가 나서 처리한다니, 이 부분에 대해선 업비트가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 아무리 싫어도 공정하게 판단해야 되는 것이 시장 아닌가.
결과가 나오기 전에 확정적인 발언들을 했다. 투자자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있다.
내가 아는 최선의 지식으로 대답을 드렸던 거다. 만약 그 당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그런 말을 했다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시 합리적으로 소명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장 폐지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내가 한 말로 인해 상장폐지를 시킨 업비트가 더 책임이 크지 않나?
위믹스는 당장 다음 달 8일부터 거래 지원이 종료된다. 가처분 결과가 기간 내에 나오지 않는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궁금하다.
최선을 다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처분 결과를 거래 지원 종료 전까지 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가처분 신청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계획은 시간을 갖고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법적으로 이번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떤 대응까지 준비할 건가?
모든 것을 열어 놓고 준비할 생각이다. 지금은 가처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준비하고 있다. 형사상 책임 있다면 그 책임도 물을 생각이다.
상장폐지 결정까지 어떤 절차가 진행됐어야 한다고 보나? 예정한 게임들은 그대로 출시될까?
무엇이 문제였고, 위믹스가 어떠한 노력을 했으나 불충분했다는 설명 정도는 해야 되지 않나. 투자자들은 무슨 일인지 알지도 못하고 ‘너네 4주 동안 뭐한 거야’라고 물을 수밖에 없다. 왜 정보를 불투명하게 공개하나. 제출한 자료가 불충분하면 재차 커뮤니케이션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위메이드 플레이가 준비하고 있는 게임들은 정상적으로 출시될 것이다.
위믹스의 가격이 떨어졌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준비한 계획이 있나?
늘 문제가 있으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원인을 고치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사태를 만든 원인을 정정하고 시정하는 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집중해서 단기적인 행동을 취할 생각이다.
업비트도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다. 그럼 위메이드는 투자자들에게 책임이 없는 것인가?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질 거다. 최종 의사결정자인 제가 지겠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