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마무리…절대 강자 없던 이변의 대회 [월드컵]

조별리그 마무리…절대 강자 없던 이변의 대회 [월드컵]

벨기에, 독일, 우루과이, 덴마크, 멕시코까지 15위권 내 중 5개국 탈락
이번 대회에서 3전 전승을 거둔 팀 하나도 없어

기사승인 2022-12-03 21:40:55
탈락이 확정된 뒤 아쉬워하는 독일 선수단.   AP 연합

이변과 기적의 연속이었다.

지난달 21일(한국시간)에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이 3일 G조의 최종전을 끝으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쳤다.

이번 월드컵은 유독 이변이 많이 연출했다. 이전까지 강팀이라고 불린 팀들이 다소 주춤하면서 약팀에게 발목을 붙잡히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 결과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32개 국가 중 3경기를 모두 이긴 팀이 나오지 않았다. 이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약 28년 만에 있는 일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FIFA 상위권 국가들이 일찌감치 짐을 싸는 광경이 연출됐다. 이번 월드컵에서 벨기에(2위), 덴마크(9위), 독일(10위), 멕시코(13위), 우루과이(14위) 등 FIFA 랭킹 15위권 내에 있는 팀 중 5팀이 탈락했다.

‘죽음의 E조’에 편성된 독일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첫 경기에서 일본에 1대 2로 덜미를 잡힌 독일은 스페인과 무승부(2대 2), 코스타리카에 4대 2 대승을 거두며 승점 4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골득실에 밀려 조 3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독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2개 대회 연속 탈락의 수모를 맞이했다.

‘황금 세대’의 화려한 마지막을 장식하려던 벨기에는 최악의 결과를 마주했다. 지난 대회와 비교해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지 못했고,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이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던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F조 3위(승점 4점)으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벨기에의 주장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에 우리 팀은 너무 늙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회 도중에는 불화설이 나기도 했다.

대회 개막 전 16강 진출이 유력해 보이던 덴마크와 우루과이도 체면을 구겼다. 덴마크는 D조에서 1무 2패(승점 1점)로 조 최하위를 기록했고, 우루과이는 H조에서 1승1무 1패(승점 4점)를 기록했지만 한국에 다득점 부분에서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외에도 16강 단골손님인 멕시코도 B조에서 폴란드에 골득실에서 뒤지면서 짐을 쌌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7회 연속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는 한국 대표팀.   대한축구협회(KFA)

이변의 희생양이 있다면, 기적을 써내려간 국가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돌풍이 거셌다.

한국은 H조에서 조 2위로 16강 무대 막차를 탔다. 포르투갈과 최종전에서 2대 1로 승리를 거두며 우루과이에 다득점으로 앞서 16강 무대에 진출했다. 호주는 첫 경기에서 프랑스에 1대 4로 패배했지만, 덴마크와 튀니지를 차례로 꺾고 조 2위로 토너먼트 무대를 밟았다.

유럽 강국들과 한 조에 배치돼 16강 진출도 낙담할 수 없던 일본은 조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했다. 특히 독일과 스페인을 차례로 꺾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연출했다. 전반을 최대한 버티고 후반전에 주축 선수들을 투입하는 전술이 통했다. 일본은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16강 진출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1대 2로 덜미가 잡히거나, 브라질이 카메룬에게 0대 1로 패배하는 등 탑독이 언더독에게 잡히는 경기도 수차례 있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한 국가 중 유럽축구연맹(UEFA) 가맹국이 가장 많다. 네덜란드, 잉글랜드, 폴란드, 프랑스, 스페인, 크로아티아, 스위스, 포르투갈 등 8개 팀이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유럽 10개 팀이 16강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카타르 대회에선 유럽의 강세가 줄었다.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 3개 국가가 16강에 올랐다. 이는 역대 아시아 최다 16강 진출 기록으로, 앞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이 동반 16강 진출에 성공한 것이 아시아 국가 최다 조별리그 통과 기록이었다. 아울러 아시아 팀은 조별리그에서도 7승(1무10패)을 거두며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 최다승(종전 4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4년 전 러시아 대회에서 전원 조별리그 탈락한 아프리카축구연맹(CAF) 가맹국도 세네갈과 모로코 등 2개 팀이 16강에 올랐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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