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애플페이’ 약관 심사가 완료되면서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시장 지배력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 10월 말 접수된 애플페이 약관 심사를 마무리하면서 애플페이가 내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보도된 것처럼 현대카드가 애플과 애플페이의 국내 사용 독점 계약권을 체결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앞두고 업권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먼저 시장 영향력이 클 것이라 보는 측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애플페이가 2020년 9월 기준 사용자 수가 5억 명을 넘어섰고, 2021년 전 세계 결제 규모 2위에 올랐으며, 한국의 아이폰 보급률이 20%가 넘고 주요 고객층이 MZ세대인 것을 감안하면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또한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스마트폰에 저장한 생체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7231억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9.4% 증가했다. 여기에 인건비 절감을 위해 키오스크 결제, 인앱 결제가 늘어나면서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맹점의 결제 단말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애플페이의 흥행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애플페이는 NFC(근접무선통신) 결제 방식만을 사용하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280만 개의 가맹점 중 NFC 단말기를 갖춘 곳은 6~7만여곳으로 보급률이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페이 활성화를 위해 NFC 단말기를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56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가맹점 수수료도 국내 결제 시장 진출에 있어 걸림돌 중 하나다. 애플페이는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 만약 해외에서 결제 건당 0.15%의 별도 수수료가 부과되는 수수료가 국내에서도 적용되면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삼성페이보다 매력도가 떨어져 보인다.
이외에도 각 카드사에서 한 앱으로 다른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오픈페이’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애플페이가 유의미한 점유율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제단말기와 수수료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김재우 팀장은 ‘애플페이 국내 진출 가능성 보도에 대한 소고’를 통해 “국내 진입을 위해서는 NFC 결제 기반의 확충과 애플페이 수수료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애플페이 사용을 위한 근거리무선통신(NFC) 신용카드 단말기의 보급과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제24조의2 3항과 관련해 현대카드의 보조금 지급 여부 등을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