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킹 아니다” 리브 샌드박스, LCK의 탬파베이 그린다 

“탱킹 아니다” 리브 샌드박스, LCK의 탬파베이 그린다 

기사승인 2022-12-07 23:09:52
2023시즌 리브 샌드박스 선수단. 왼쪽부터 유상욱 감독, 김정현, 이명준, 이주현, 노태윤, 김진홍, 김다빈 코치.

2023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리빌딩에 돌입한 리브 샌드박스가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킨 리브 샌박은 이번 이적 시장에서 ‘크로코’ 김동범, ‘프린스’ 이채환, ‘도브’ 김재연 등 코어 선수들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대신 ‘버돌’ 노태윤, ‘윌러’ 김정현, ‘엔비’ 이명준 등의 유망 자원들을 영입해 로스터를 완성했다. 이에 팬들은 “리브 샌박이 사실상 투자 포기를 선언한 것 아니냐”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리브 샌박 이영남 전력분석관은 7일 서울 종로구 소재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프레스데이에 참석해 “장장 48일에 이르는 스토브리그 동안 단 1초도 탱킹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다”며 “지속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역설했다. 

이영남 전력 분석관이 데이터 분석으로 기량이 상승한 선수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탬파베이처럼… ‘데이터 사이언스’로 잠재력 이끌어낸다

이 분석관은 이번 이적 시장 목표를 크게 ▲검증된 선수 영입 ▲저평가 된 선수 발견 및 활용 ▲전력 분석 ▲유망주 발굴 및 육성 등으로 설정했다면서 “검증된 선수를 영입하기는 현재 힘들다는 판단에 나머지 3개 분야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전력 분석이 더해진다면 충분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분석관이 언급한 성공 모델은 미국 프로야구(MLB) ‘탬파베이’와 미국 프로농구(NBA)의 휴스턴 로케츠다. 양 팀은 공격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전력 분석으로 강팀으로 거듭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분석관은 “2007년까지 최하위권에만 머물던 탬파베이는 데이터 분석을 도입하고 경쟁력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면서 “휴스턴 역시 기대 득점 값이 높은 골밑, 3점슛 위주의 농구를 펼친 일명 ‘모리볼’로 이전과는 다른 강팀으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이영남 전력 분석관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 분석관은 기존 스포츠는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되는 반면, LoL은 디지털 신호를 API로 쉽게 받아볼 수 있어 데이터 분석에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LoL의 특징으로 ‘주기적인 패치’, ‘승리하는 방법의 계속된 변화’를  꼽았다. 이어 사람이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지기에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데이터를 전달받은 선수의 연습 효율이 훨씬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린 소속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선수별 맞춤 데이터를 주고 솔로랭크나 스크림 내에서 게임 플래닝을 짜도록 할 계획도 준비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구성된 프런트들 대부분이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류(유상욱)’ 감독도 이러한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데 열려 있는 인물”이라면서 “현재 감독‧코치님과 같은 책상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스크림도 함께 보고 선수단과 면담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며 '데이터 LoL'이 무리없이 이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프레스데이에 참석한 유 감독은 데이터 분석에 대해 “처음엔 긴가민가했었는데 데이터를 받고 스크림을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신뢰할 만한 양상들이 많이 나왔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추후에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며 이 분석관에 힘을 실어줬다. 
영입 과정에서 장기적, 단기적 기량 개선 가능성 및 기존 선수와의 시너지를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버돌-윌러-엔비, 모두 데이터로 선별

이 분석관은 2023시즌 로스터가 탱킹이라는 지적을 거듭 부인했다. 48일에 이르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온라인/오프라인 테스트를 진행했고, 기존 선수와의 시너지 및 장기‧단기적으로 기량 개선 여지가 있는지의 여부를 따져 신중하게 선수를 선발했다는 설명이다.

이 분석관은 “버돌 선수와 윌러 선수를 바라보는 내‧외부의 시선에 다소 괴리가 있는 것 같다”면서 “버돌을 흔히 피지컬이나 메카닉이 좋지만 운영이 아쉬운 선수로 평가하지만, 우린 반대로 생각한다. 우리 데이터로는 라인전이 약하고 중후반 한타 페이즈에서 강점이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떨어지는 라인전 능력은 준비한 데이터를 통해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윌러는) 데이터적으로도 그렇고 테스트 한 순간에 환호성을 질렀다. 강점에 대해선 세부적인 부분이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 “엔비는 마지막 퍼즐이다. 상체와 ‘카엘(김진홍)’의 필요한 움직임이 있는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기존의 원거리 딜러와는 다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엔비가 이에 최적화 된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상욱 감독 “탱킹 아니다… 스프링 시즌 PO 진출이 목표”

올 시즌 리브 샌박을 이끌게 된 유 감독은 “굉장히 설레기도 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많다. 내년 시즌에는 정말 열심히 해서 선수들 많이 도와주면서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교전을 잘하는 팀이 성적을 잘 낸다고 생각한다. 교전 지향적으로 팀을 이끌 생각이다. 다섯 명이 판단과 상황을 잘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감독은 “탱킹이라 지적하는 건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번 시즌 목표는 스프링 플레이오프(PO) 진출이다. 서머 때는 롤드컵을 노리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연습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밀리지 않고 잘하고 있다. 이대로 발전해 나가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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