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조달 금리↑...저신용자 부실화 위험 우려

카드사 자금조달 금리↑...저신용자 부실화 위험 우려

기사승인 2022-12-09 07:00:07
쿠키뉴스DB

카드사의 자금조달 금리가 상승하면서 저신용자의 신용 위험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리인상 여파가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지다 보니 카드론과 리볼빙 이용자에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AA+’ 등급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3년물 채권 평균 조달금리는 5.782%이다. 올해 초 2.42%에 그쳤던 때와 비교하면 2배 넘게 오른 수치다. 카드사는 주로 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인상으로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조달 금리가 올라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또한 전체 여전채 가운데 내년과 내후년 만기가 도래하는 비중이 61.6%로 높아 신규 발행을 통해 차환하는 과정에서 조달비용 부담이 누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최대 12개월에서 2~3개월로 축소했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지난달부터 무이자할부 혜택을 축소했고 롯데카드도 연말까지 온라인결제, 여행, 항공 관련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는 채권금리 상승에 더해 카드사가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물량이 약 36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이자비용으로만 1조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금리는 19%까지 육박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4.35~18.46%에 분포했다. 금리가 오르고 있는 카드론이나 결제성 리볼빙 등의 주요 이용층이 금융 취약계층인 것을 감안하면 금리부담에 연체이자율까지 더해질 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현재 카드사들이 보여주고 있는 부정적인 지표들이 한국 경제의 침체에 대한 전조가 아닌 것이냐 우려하고 있다. 다만 카드업계에서는 자금조달 금리 상승이 경기침체 전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 비용 상승에도 신용판매(신판)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카드사 지표를 보면 신판이 올라 코로나 때 위축된 경기가 완만하게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활성화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 수수료가 올라가는 것은 금리 이슈가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자금 조달 금리 인상과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장기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을 일정 부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월 금융당국은 리볼빙이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어 카드사에 수수료율인하 경쟁을 촉진시키고자 매월 수수료율을 공시하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이 리볼빙 관리에 나서면서 8월과 9월 사이 리볼빙 금리가 잠시 하락하기도 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압박이 심해지면서 금리 상향 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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