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1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2.92p(0.49%) 내린 3만2757.54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4.70p(0.90%) 하락한 3817.66, 나스닥지수는 159.38p(1.49%) 밀린 1만546.03을 나타냈다. 3대 지수는 4일 연속 하락했다.
시장은 경기 침체 공포에 짓눌렸다. 연말을 맞아 기대했던 랠리는 이미 물건너 갔다는 심리는 시장 전반에 만연해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4일 0.5%p 금리 인상을 발표하고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내년 최종금리가 5.1%(중앙값)로 올려잡았다. 예상한 것보다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유지될 것이란 신호가 나오자 중앙은행이 미국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다른 중앙은행들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도 지난주 금리를 인상하면서 앞으로 더 큰 폭의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재고하고 조만간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49%에서 3.59%로 올랐다.
종목별로는 에너지를 제외한 S&P500지수 10개 부문이 하락했다.
월트디즈니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4.77% 하락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경영에서 물러나야 할까’라고 던진 찬반 투표 결과에서 과반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소식에 주가는 0.24% 내렸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플랫폼 주가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메타가 EU 반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4.14% 내렸다. EU집행위위원회는 예비조사를 토대로 본 조사에 착수, 본 조사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확인되면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방위산업체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는 미 로켓 엔진 제조업체 에어로젯 로켓다인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3.62% 하락했다. 에어로젯 로켓다인 주가는 1.29% 상승했다.
마카오 카지노 기업들이 향후 10년간 카지노 대신 의료헬스·예술공연·레저스포츠 등에 150억달러(19조여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대표 리조트주들은 일제히 미끄러졌다. 윈 리조트(-5.17%), MGM리조트(-4.04%), 라스베이거스샌즈(-2.38%) 등 2% 이상 주가가 밀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이 침체 위험을 주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장으로 견인할 만한 별다른 재료도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 전무는 CNBC에 “12월 말로 갈수록 투자자들은 산타랠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9월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데이터는 시장에 단기적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필두로 한 연준은 꽤 오랫동안 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고 있어 일부 투자자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콘티코의 멜리사 브라운 글로벌 책임자는 이번주 시장을 움직일 재료가 많지 않아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 두려움과 금리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로이터에 “경제는 불황에 빠질 것인지 연착륙할 것인지 칼날 사이에 있다”며 “많은 투자자가 연말연시에 휴가를 가기 때문에 (거래량이 적어 주가) 움직임이 과장될 수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