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 한파 속 강동 헤리티지 자이가 청약흥행에 성공했다. 이는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시세로 많은 청약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동 헤리티지자이는 전용 59㎡ 113가구 특별공급 청약에서 5340명이 신청, 47.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청약을 진행한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4.7대 1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청약 평균 경쟁률이 21.5대 1인 것을 감안해도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강동 헤리티지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분양가다. 헤리티지자이는 전용 59㎡ 층고에 따라 6억5000만~7억7000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인근 e편한세상강동에코포레 59㎡이 지난 9일 10억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도 저렴한 가격이다. 또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같은 면적도 최고 분양가 10억6250만원에 달했다. 분양업계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비교하면 비교적 초역세권은 아니지만 분양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지난 16일 강동 헤리티지 자이 견본 주택에서 만난 시민들도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중도대출 가능 여부’가 큰 강점이라 말했다. 이날 아버지와 함께 방문한 B씨(30대·여)는 “둔촌주공 청약에서 예비번호를 받기는 했지만 헤리티지 자이가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중도금 대출이 나온다는 말에 방문했고 청약도 넣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렴한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기존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를 정하는 대신 땅값 및 건축비 등 원가에 일정 이윤만 얹어 가격을 책정하게 된다. 이로 인해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 책정이 가능하다. 또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인근 주택매매가격의 80% 미만으로 거주 의무기간이 3년, 전매제한은 10년이다. 이에 투기 수요보다는 실수요자들 위주의 청약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분양시장 한파가 전망되는 만큼 내년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분양 물량의 계약률이나 청약률 부진하면 마케팅 방향을 고려할 것 같다”면서도 “지방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고 가격이 메리트가 없으면 쉽지 않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내년에 앞둔 단지의 분양가 하향을 고민하고 있지는 않지만 미분양에 대해서는 이주비 지원, 광고 등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진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도 “아직 분양가 하향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년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청약률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에 내년에도 분양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 같다”며 “그러나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오른 상황이기에 건설사가 분양가 하향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예비 청약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상황을 보고 있기 때문에 입지가 정말 좋거나 가격이 메리트가 있지 않으면 분양시장의 경쟁력을 갖추기는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