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송혜교와 김은숙. ‘더 글로리’ [들어봤더니]

다시 만난 송혜교와 김은숙. ‘더 글로리’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12-20 18:24:33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 넷플릭스

이번엔 복수극이다. 김은숙 작가는 최근 한국형 판타지(tvN ‘도깨비’), 구한말 배경 사극(tvN ‘미스터 션샤인’), 황실 대체역사물(SBS ‘더 킹 : 영원의 군주’) 등 로맨스를 다양한 장르물로 변주해왔다. 신작 넷플릭스 ‘더 글로리’는 더 본격적인 장르물이다. 유년 시절 폭력을 겪은 여자가 온 생을 걸고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SBS ‘태양의 후예’에서 함께한 배우 송혜교와 6년 만에 다시 만난 사실로 출발부터 화제를 모았다. 김 작가가 지상파, 케이블 채널이 아닌 OTT 넷플릭스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14일 서울 종로6가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김은숙 작가는 배우들과 함께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이야기가 확 펼쳐졌어요”

‘더 글로리’의 출발은 딸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내년이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딸이 자신 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을 받을까 걱정이었다. 정작 딸의 반응은 달랐다. “언젯적 김은숙이야”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엄마는 내가 누굴 죽도록 때리는 것과, 죽도록 맞고 오는 것과 어떤 것이 더 가슴 아플 것 같아”라는 학교 폭력에 관한 질문 역시 충격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그 길로 작업실에 가서 컴퓨터를 켜 ‘더 글로리’를 썼다. 김 작가는 “제목을 고민하던 중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봤다”라며 “진심어린 사과로 얻는 게 뭘까 고민했다. 얻는 게 아니라 되찾는 것이었다. 사과를 받아야 영광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되찾고 비로소 원점이 된다”라고 제목을 ‘더 글로리’로 지은 이유를 설명했다.

‘더 글로리’ 스틸컷

“항상 이런 역할에 배고팠어요”

송혜교는 ‘더 글로리’에 출연한 첫 번째 이유로 김은숙 작가와 안길호 감독을 들었다. 대본도 마음에 들었다. 송혜교는 “그동안 정말 해보고 싶었던 장르, 캐릭터였다”라며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고, 한동안 멍했다. 완벽하게 표현해주셔서 나만 잘하면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감독과 작가 역시 극찬했다. 안 감독은 “처음부터 이 역할은 송혜교밖에 없지 않을까”라며 주인공 동은과 송혜교가 120% 일치한다고 자랑했다. 김은숙 작가는 121%라고 강조하며 “처음 편집본을 받고 소름이 끼쳐서 입 벌리고 아무것도 못했다. 사석에서 본 송혜교는 없고. 모든 장면이 문동은이었다”고 감탄했다.


“같은 작품으로 복제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더 글로리’는 김은숙 작가의 이전 작품들과 많이 다르다. 이렇게 어두운 주인공도, 현실적인 복수극도 처음이다. 김은숙 작가의 세계에서 여성 주인공이 이렇게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 역시 드문 일이다. 주로 SBS와 tvN 등 방송국과 함께한 김 작가가 OTT와 함께하는 것 역시 처음이다. 규제에서 벗어나 자극적인 장면과 욕설이 많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학교 폭력을 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사적 복수로 해결하는 이야기인 영향이 컸다. “그동안 아주 조금씩,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었다”는 김은숙 작가는 “넷플릭스라 가능할 것 같았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해보죠”라며 장르물에 도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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