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100여발 사격에도 北 무인기 격추 실패

군, 100여발 사격에도 北 무인기 격추 실패

무인기 北 귀환 우려… 여 “대응 과정서 군 문제점 노출”

기사승인 2022-12-26 20:10:47
26일 오전 11시40분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에서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해 군 당국이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화, 파주 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를 향해 우리 군이 100여발의 사격을 시도했지만, 격추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인기들이 북한으로 귀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군 당국은 대비태세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5분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여러 개가 포착됐다. 북한 무인기는 총 5대가 식별됐는데, 가장 먼저 포착된 1대는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진입했으며, 서울 북부지역 상공까지 직진한 뒤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서쪽으로 진입해 그 일대에서 활동한 항적을 보였다. 군은 4대가 남측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교란용으로 판단하고 있다. 4대는 우리 군 탐지자산에서 소실된 뒤 항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군은 북한 무인기들의 정확한 복귀 시간을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 무인기들은 이날 오전부터 최소 7시간 넘게 우리 상공에 머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군은 공군 전투기, 공격헬기, 경공격기 등으로 대응에 나섰다. 교동도 서쪽 해안에서 레이더에 무인기가 포착되자, 헬기의 20mm 기관포로 100여발의 사격을 가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11시39분 공군 원주기지에서 이륙하다가 추락한 KA-1 경공격기는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 지원을 위해서 투입됐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상공을 장시간 침범했지만, 군이 이를 저지하는 데 실패하자 대비태세에 허점이 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여야는 모두 군의 대응 실패에 우려를 표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 군이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군은 이번 작전을 면밀하게 분석해 원인을 파악하고 반드시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북한 무인기가 6시간 동안 우리 영공을 활보하며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며 “6시간이 넘도록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에 대해 침묵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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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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