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빌라왕', '건축왕'등 전세 사기 피해가 급증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7일 HUG 등에 따르면 이달 1~26일 HUG에서 보증보험을 새로 발급한 세대는 1만8046세대로, 올 한해 23만2812세대가 보증보험에 가입했다. 같은 기간 보험 발급 금액도 54조228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51조5508억원)를 뛰어넘었다. 2013년 9월 출시된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자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가입하는 보증상품이다.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가입자(세입자)에게 지급(대위변제)하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내는 것이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전세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상위 30위 악성 임대인들이 낸 보증 사고 건수는 3630건, 금액은 7584억원 규모였다. 이 가운데 6842억원을 HUG가 대신 갚아줬다.
여기에 빌라·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빌라왕’ 김모 씨보다 더 큰 피해를 준 집주인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사기가 판을 치고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전셋값이 매맷값에 육박하는 깡통 전세가 급증하자, 이들 기관의 대위변제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이들 기관의 올 1~7월 대위변제 규모는 역대 최대를 찍었던 지난해(7,676억 원)의 72% 수준이고, 특히 20대, 30대 대위변제율 증가율이 뚜렷하다.
전세사기가 늘면서 보증보험을 통한 대위변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회수율은 턱없이 낮다. 악성임대인 203명의 사고에 따라 HUG가 대위변제한 가구 수와 금액은 각각 3523가구, 7275억 원에 달한다. 이중 올해 7월말 기준 회수된 금액은 1039억원이다. 대위변제액 대비 회수율 14.3%에 불과한 수치다.
HUG가 대신 갚아준 보증금이 고스란히 공사의 손실로 돌아가면서 제도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사기에서 국민을 직접 구제하는 수단인 ‘전세금 반환보증’가입이 중단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HUG에 대한 정부 출자를 늘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