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혼조 마감했다. 올해 단 3거래일을 남겨둔 뉴욕 주식시장은 2023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의 압박에 산타랠리와 멀어지는 모양새다. 통상 산타랠리는 연말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일어난다.
2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63p(0.11%) 상승한 3만3241.5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57p(0.40%) 떨어진 3829.25, 나스닥지수는 144.64p(1.38%) 내린 1만353.23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을 주시했지만 올해 마지막주 첫 거래일인 이날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노였다. 올해 12월 마지막주는 4거래일로 거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주요 지표 발표도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경기 침체 우려 등의 부담은 지속되면서 증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개장 전 나온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국 주택가격지수는 10월에 전월(9월)보다 0.5%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 4개월 연속 하락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이 주택구입 수요에 부담을 주면서 미국 주택시장이 가라앉고 있는 모습이다.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1bp 상승한 3.85%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 압박이 더 커졌다. S&P500지수 11개 부문 중에서 자동차, 통신, 기술 등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애플과 넷플릭스 주가는 각각 1.38%, 3.66% 하락했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는 내년 1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을 감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1.41% 폭락했다. 중국 전기차업체인 니오의 주가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의 이유로 4분기 인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8.30% 급락했다.
성탄절 연휴 중 미국을 덮친 겨울 폭풍에 운항을 무더기로 취소한 항공사 주가도 하락했다. 결항률이 가장 높았던 사우스웨스트 주가는 5.96% 떨어졌다. 아메리칸항공(-1.42%) 델타항공(-0.78%) 유나이티드항공(-0.49%) 주가도 밀렸다.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올랐다. 중국이 지난 3년간 이어온 ‘제로 코로나’ 정책에 마침표를 찍고 ‘위드코로나’로 돌아선 여파다. 중국이 1월8일부터 해외 입국객에 대한 격리 규제를 완화했다는 소식에 윈리조트와 라스베이거스샌즈 주가는 각각 4.47%, 4.17%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한동안 약세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웰스파고증권의 사메르 사마나 글로벌시장수석전략가는 CNBC에 “세금 감면 매도, 포트폴리오 재조정, 2023년 포지셔닝을 결정하는 투자자들의 조합도 지수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렌메드의 마이클 레이놀즈 투자전략 부사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세장은 평균 14개월 지속됐고 고점에서 35.7% 하락했다”며 “현재 시장은 지금까지 평균적인 약세장과 비슷한 궤적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2008년 이후 최악의 연간 하락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다우지수는 현재까지 8.63% 하락했다.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19.33%와 33.8% 떨어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