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3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신평은 수시평가를 통해 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변경했다. 기존 ‘안정적’에서 하향 변경된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한신평은 평가 배경에 대해 “SK증권의 이익 창출 능력이 악화됨에 따라 SK증권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이 한 단계 내려갔다”며 “비록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리스크는 적지만, 대부분 중·후순위채에 몰려있어 여전히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프투자증권은 부동산 관련 주선 및 자문, 자기자본투자(PI), 자기 매매 및 운용 등으로 영업을 유지했으나 시장 지위가 약화하고 최근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하며 저조한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이번 신용등급 전망 변경 사유로 크게 3가지로 꼽았다. △자본규모 정체 및 시장지위 악화 △수익성 저하 △재무안정성 부담이다.
SK증권의 경우 올 상반기 자기자본은 6208억원으로 같은 기간 중소형사 평균(1조345억원)을 39% 밑돌았다. 이익 누적이 줄어든 가운데 현금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자본 성장이 정체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또한 고정비용이 큰 지점 기반 영업모델은 이익 창출능력마저 끌어내렸다. 판관비 대비 영업순수익 비중을 나타낸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는 3분기 지난해 말 대비 약 10%p 하락한 104.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종 규모 증권사 평균은 144.9%다.
9월 말 기준 SK증권의 채무보증 규모는 387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0%를 차지한다. 경쟁사 대비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대부분 브릿지론, 중·후순위 대출로 향후 부동산 경기악화에 취약한 자산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에 따른 부동산 자산 부실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SK증권은 이달 자회사 엠에스(MS)상호저축은행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금 180억원을 출자했는데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는 일제히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위태롭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 노재웅 실장은 ”(부동산PF 관련 부담이 적은 점 등을) 감안해 SK증권의 단기 등급에 대해서 장기 신용도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함에도 불구하고 현 신용도를 유지한다”며 “시장지위, 이익창출능력, 보유자산 손실가능성 및 재무안정성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관계자는 “금리레벨을 이용한 수익 확대 및 비용 절감, 부동산PF 리스크관리 강화 등으로 향후 수익성을 개선하고 재무안정성 관리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